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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 ‘e모빌리티’ 생산지로 우뚝

‘굴비의 고장’ 넘어… 소형 전기차 메카 꿈꾼다

(전남/김동현기자) 2018년 9월 전남 영광군 군남면 포천리에 사는 김성모(62)씨는 여느 때처럼 영광읍에 농자재를 사러 간다. 이동수단은 마을버스가 아니다. 초소형 전기차를 몰고 간다. 전기차라 유류비가 한 푼도 들지 않는다. 김씨는 가게 앞에 바로 전기차를 주차하고 구입한 농자재를 싣는다. 더 이상 마을버스 정류장까지 가는 불편을 겪지 않아도 된다. 초소형 전기차를 사는 비용은 불과 200만원이다. 전기차 가격은 1000만원이지만 정부와 지자체의 보조금을 받아 자부담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차체가 작아 경로당은 물론이고 들녘에 나갈 때도 이용한다. 전기차는 김씨의 필수 영농품이다.

바로 1년 뒤 영광군에서 벌어질 현실이다. ‘굴비의 고장’ 전남 영광군이 전기자동차 산업의 메카로 변신 중이다. 지난달 영광군 법성포 대마산단에서 착공식을 가진 초소형 전기차 공장에서 내년 7월쯤 완제품을 생산한다.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차는 농가는 물론 농어촌공사, 우체국, 군청 등 관광서의 ‘발노릇’을 한다. 영광은 굴비가 아닌 초소형 전기차로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린카 10만대 생산 클러스터 구축

영광군은 지난 6월14일 대마산업단지에서 미래를 확 바꿀 의미 있는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민간기업인 캠시스와 초소형 승용·상용 전기차 등 연간 3만대를 생산할 공장을 건립하기로 협약했다. 캠시스는 대마산단 3만3058㎡ 부지에 2022년까지 2000억원을 투자한다. 2018년 1만대의 생산라인을 구축해 소형 전기차 5종을 연간 3만대씩 만든다. 지난달 공장 착공식을 했다. 휴대전화 카메라 모듈의 선도기업인 캠시스는 2013년 미래형 자동차 사업에 진출해 전기차 핵심 부품인 동력전달장치 개발에 성공했다. 이번 협약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호남지역 최초의 전기자동차 완성차 공장이 영광에 들어서는 것이다. 내년 7월쯤 첫 3000대의 소형 전기자동차를 생산한다. 영광군이 미래 신산업인 전기차 생산의 메카 자리를 확보하는 셈이다.

영광군이 전기차에 관심을 가진 것은 201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전국 군 단위에서는 유일하게 정부의 전기자동차 선도도시에 선정됐다. 이때부터 전기차 보급을 시작해 현재는 286대와 충전기 298대를 보급해 전국 최고의 전기차 인프라를 갖췄다. 영광군은 전기차 인프라를 바탕으로 올해부터 야심 찬 ‘그린카 10만대 클러스터 구축사업’에 나서고 있다. 대마산업단지 일대 54만7000㎡ 부지에 3320억원을 들여 전기자동차 생산기지 기반과 e모빌리티 실증사업, 그린카 관련 기업 유치사업을 벌인다.

지난 3월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관람객들이 전남도와 영광군 부스에 전시된 미래형 초소형 전기차를 둘러보고 있다. 
영광군 제공
◆틈새시장 e모빌리티 생산 메카 우뚝

e모빌리티는 전기로 움직이는 모든 이동수단을 말한다. 승용전기차와 초소형 전기차, 전기오토바이, 세그웨이 등 종류가 다양하다. 세계적으로 부는 e모빌리티의 바람은 거세다. 친환경 동력을 기반으로 근거리와 중거리 주행이 가능한 개인용 이동수단으로 e모빌리티 시대가 활짝 열리고 있다. 초소형 전기차는 일반 승용차보다 작지만 스쿠터 오토바이보다는 커서 1∼2인승에 적합한 친환경 교통수단이다. 꼬마 전기차는 이미 국내에서도 선보였다. 르노 자동차가 출시 보급한 ‘트위지’다. 부산 롯데자이언츠 야구단에 선수 유니폼과 같은 문양으로 래핑된 차량이 바로 트위지다. 

르노삼성 '트위지'
대마산단에 공장이 들어서는 캠시스는 경제성과 편리성을 갖춘 중·단거리 이동수단 모델을 선보인다. 4륜 승용 초소형전기차 모델과 4륜 상용모델인 푸드트럭, 3륜 모델을 차례로 양산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아직 e모빌리티는 걸음마 수준이다. 초소형 이동수단이 다양한 형태로 시장에 나오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인증기관조차 없다. 국내에서는 자동차와 이륜차로 구분해 초소형 전기차가 어디에도 해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내 운행을 위해서는 유럽에서 인증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대마산단에 내달 e모빌리티 연구센터가 문을 열면 영광군은 소형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게 된다. e모빌리티 연구센터는 모빌리티 차량과 핵심부품 개발은 물론 법·제도 개선, 인증평가장비 구축, 전기구동 운송수단 평가기반·평가인증 체계 구축 등을 맡는다. 한마디로 e모빌리티의 실증과 연구, 인증을 e모빌리티 연구센터에서 동시에 한다는 얘기다. 국내에서 최초로 e모빌리티의 연구와 인증, 평가를 할 수 있는 전문기관이 영광에 생기는 것이다. 한국스마트 e모빌리티 협회가 이 연구센터에 본사가 들어선다. 이 협회는 초소형 전기차에 현재의 일반 자동차 수준의 안전과 인증 규제를 그대로 적용하는 문제점 등을 풀어간다.

◆국내외 유수 기업 몰려드는 투자 최적지

소형 전기차를 생산하는 관련기업은 e모빌리티 연구센터가 있는 영광 대마산단으로 몰려들 것으로 보인다. 영광군이 그린카 기업 투자유치의 ‘골든타임’을 맞은 것이다. 영광군은 대마산단에 그린카 연관 유망기업 유치에 공들이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4년간 투자유치진흥기금 500억원을 들여 30개 기업을 유치하는 게 목표다. 유치 기업 대상은 전기자동차와 e모빌리티, 자동차부품 관련 뿌리기업 등이다. 미래의 신성장 동력산업 기업들이다.

영광군은 전기차 기업 유치에 벌써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영광군은 국내 e모빌리티 선두주자인 캠시스는 물론이고 디와이(DY)와도 손을 잡았다. 디와이는 영광군과 지난 3월 제주도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서 e모빌리티 생태계 기반을 구축하고 생산기지를 조성하는 내용의 투자협약을 맺었다. 골프카와 4륜 모빌리티를 생산하는 디와이는 2015년 말 매출 6500억원 규모의 코스피 상장기업이다. 영광군은 전기차 뿌리기업으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대경제이엠㈜를 비롯한 41개사와 대마산단 임대 등 투자지원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중국 전기자동차 회사도 영광군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광군은 지난 1월 중국 전기차 생산기업인 FDG(우룽전동차그룹)와 우호 증진과 대마산단에 생산 공장 설립을 골자로 한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홍콩에 본사를 두고 있는 FDG는 중국 내에서 버스와 트럭 등 전기차를 연간 10만대 생산하는 기업이다. 영광군 관계자는 “중국 기업의 유치는 향후 영광에서 생산하는 전기차를 중국 대륙으로 판매하는 발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종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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