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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비행기 잔해 단서로 '6·25 참전 남아공 조종사 유해 발굴' 착수

충남 서산시 고파도 주민 제보…남아공 소속 전투기 조종사로 추정

[한국방송/김주창기자]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24일부터 다음 달 11일까지 충남 서산시 팔봉면 고파도에서 6·25전쟁 참전 유엔군을 찾기 위한 유해발굴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유해 발굴은 유해발굴감식단이 지난해 5월 충남 보령시와 서산시 일대에서 유해 소재 조사활동을 벌이던 중 과거 고파도에서 생활했다는 한 주민에게서 미군 전투기 추락과 관련된 이야기를 듣고 시작했다.

 

이후 같은 해 10월 고파도에서 현장조사를 했으며, 다수 주민으로부터 "어장 양식을 위한 작업 중 비행기 잔해 같은 금속조각을 목격했다", "미군 비행기가 추락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70년대 해수욕장에서 낙하산을 발견해 이불을 만들었다", "다리뼈를 목격했다", "유해를 모래사장 일대에 매장했다고 들었다" 등의 증언을 확보했다.

 

유해 소재의 신빙성을 추가 확인하기 위해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 확인국(DPAA) 측에 관련 자료를 요청했으며, 주민들의 증언이 6·25전쟁에 참전해 활약한 유엔군 조종사의 실종과 연관이 있음을 최종 추정할 수 있었다.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봉안식'에서 국군 의장대가 영현을 봉송하고 있다. 2024.12.12. (ⓒ뉴스1)


이번에 발굴하고자 하는 유해는 남아프리카공화국 공군(S.A.A.F) 소속의 전투기 조종사로 추정된다.

 

1953년 8월 28일 제2전투비행대대(미 제18전투비행전대 배속) 조종사는 노스아메리칸 F-86 세이버(North American F-86 F-30 Sabre #-614 P)에 탑승해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때 전투기의 대체시스템과 비상시스템 게이지에 문제가 발생해 충남 태안군 이원면 내리 부근 1만 8000피트(550m) 상공에서 낙하산 탈출을 시도했다.

 

이어 3.2㎞ 떨어진 해상에서 그의 낙하산이 목격됐는데 이틀에 걸친 집중적인 수색에도 불구하고 발견되지 않아 최종 실종 처리됐다.

 

유해발굴감식단은 미 DPAA 자료와 지역주민 탐문결과를 분석해 유해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예상지점을 판단했다.

 

당시 전투기는 충남 태안군 이원면과 고파도 사이에 추락했으며, 이후 해류의 흐름과 바람의 영향, 고파도 해안가의 모래언덕 등 지형적 요인으로 전투기 잔해와 낙하산, 조종사 시신이 고파도 해수욕장 모래사장으로 이동해 안착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유해발굴감식단은 주민이 유해를 목격했다고 증언한 모래사장을 비롯해 모래사장 후사면, 인근 야산, 세 지점에서 발굴하기로 결정했다.

 

한편, 남아공 조종사 실종자 24명 중 9명만이 유가족 유전자 시료를 확보한 상태다.

 

이근원 국유단장은 "인종도 언어도 문화도 모든 게 다른 알지도 못하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왔다가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한 영웅의 유해를 찾는 것도 우리의 소명"이라고 강조하면서 "유해발굴을 성공적으로 완료해 과거의 은혜에 보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의: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 계획운영처(02-811-6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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