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이 서울문화마당 제25권 <서울의 현대소설>을 발간했다. 송민호 홍익대 교수가 쓰고 권은 한국교통대 교수가 감수한 이번 도서는 서울을 배경으로 한 다양한 현대소설을 통해 서울의 역사와 문화, 사회상을 조명한다.
서울역사편찬원은 서울의 각종 문화와 서울 사람들의 삶을 읽기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기 위해 <서울문화마당>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서울의 현대소설>은 서울역, 인력거, 전차, 택시, 버스 등 교통수단의 변천사와 함께 서울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먼저 이수일과 심순애로 유명한 조중환의 <장한몽>, 한용운의 <박명>을 통해 서울역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다양한 인물들의 삶을 보여준다. ‘근대의 상징’ 이었던 서울역 정거장과 대합실은 근대 서울사람들의 격동하는 삶을 보여주는 거울이 되었다.
<장한몽>에서는 연인에게 배반당해 냉혈한이 된 수일이 서울역에서 떠나는 친구를 몰래 배웅하는 모습을 통해 수일의 인간미를 보여주는 장소로, <박명>에서는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색주가로 팔려가는 순영이 등장한다.
이어 현진건 <운수 좋은 날>, 박태원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을 통해 서울 시내를 오갔던 인력거와 무료하게 산책하는 사람들의 모습 속 삶의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운수 좋은 날>은 인력거꾼 김첨지의 불안한 ‘운수 좋은 날’을 통해 가난한 인력거꾼의 비극과 식민지의 현실을 보여주고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서울의 거리와 천변을 무료하게 걷는 지식인 ‘구보’를 통해 당시의 서울을 그려보게 한다.
다음 장에서는 노자영 <반항>, 박경리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하근찬 <전차구경>을 통해 전차의 운행과 퇴장을 그리며, 서울 거리에서 일어나는 사람들의 삶과 추억에 대해 묘사한다.
노자영은 <반항>에서 전차를 기다리며 사랑에 빠지는 당시 경성 젊은이들의 모습을, 박경리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에서는 전차를 통해 1930년대 서울의 복잡하고 분주한 모습을 회상한다. 하근찬의 <전차구경>에서는 은퇴한 전차기사의 시선으로 변화하는 서울을 보여준다.
네 번째 장에서는 유진오의 소설 <김강사와 T교수>, 박태원의 <적멸>속 택시와 버스를 통해 변화하는 서울 거리와 사회상을 표현한다.
<김강사와 T교수>는 택시를 통해 당시의 계급 차이를, <적멸>은 버스를 통해 근대화되는 서울의 모습을 그린다.
다섯 번째 장에서는 6.25전쟁 이후 서울의 혼란과 일상을 정비석의 <자유부인>, 이범선 <오발탄>, 김승옥 <서울 1964년 겨울>을 통해 살펴본다.
<자유부인>은 전후 서울의 자유분방한 밤문화를, <오발탄>과 <서울 1964년 겨울>은 6.25 전쟁 이후 피폐해진 서울 속 고통받는 사람들의 현실을 묘사한다.
여섯 번째 장에서는 전쟁 후 복구되기 시작한 서울의 번잡함과 서울살이의 어려움을 이호철의 <서울은 만원이다>, 박태순의 <서울의 방> 등을 통해 살핀다.
<길>과 <서울은 만원이다>는 서울살이의 환상을 가지고 상경했지만, 고단함과 때를 묻힌 채 고향으로 돌아가는 주인공을 통해 서울살이의 차가운 현실을 그려내고, <서울의 방>은 갑자기 사라진 방을 통해 서울사람들에게 ‘방’이 어떤 의미인지, ‘서울사람’이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주고 있다.
<서울의 현대소설>은 시민청 서울책방에서 구매할 수 있고, 서울 소재 공공도서관과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에서 전자책으로도 열람 가능하다.- 서울역사편찬원 누리집 : history.seoul.go.kr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이번 <서울의 현대소설>을 통해 소설 변화하는 서울의 문화와 사회상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서울의 역사를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의 서울문화마당 시리즈를 계속해서 발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