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기문기자]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에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시민들이 선호하는 야간활동 분야는 ‘문화예술-사회교류-관광-여가·문화(실내외 스포츠)’ 순이었다. 조사 결과 야간활동이 활성화됨에 따라 가장 고려해야 할 기능은 ‘안심·안전’, 야간활동 활성화와 함께 가장 기대되는 개선사항으로 ‘야간 교통수단 이용 편의 제고’를 꼽았다.
서울시가 전문 조사기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월 6일(월)∼10일(금) 서울에 사는 만 18세 이상 남녀 1천 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응답자의 68.9%가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이후 시민들의 ‘야간활동’ 현주소를 살펴보고, ‘야간활동 활성화’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 정책적 공감성을 묻기 위해 진행됐다.
‘야간활동’이란 야간(오후 6시~오전 6시 사이)에 하는 야간개장 시설 방문, 경관 관람, 체험활동, 엔터테인먼트 등을 모두 포함한 활동을 말한다.
서울시민의 삶의 형태와 욕구가 다양해지면서 ‘야간활동’에 대한 정책적 대응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이번 ‘야간활동 활성화 여론조사’를 통해 시민들의 인식을 파악하고. 야간경제 활성화를 통한 경제활력 도모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했다.
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이후 침체된 경제의 활력을 되찾고, 야간활동에 대한 각 연령대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정책적 대응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청년층을 중심으로 더욱 다양해진 야간문화 활동의 변화상을 살펴 야간시간에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개발할 방침이다.
(현황) ‘야간활동 현황’에 대한 문항은 시민들의 야간활동 경험과 야간활동 종류, 주 활동 지역과 빈도, 야간활동의 장단점에 대한 인식을 파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최근 1년간 야간활동 경험의 유·무에서는 ‘경험 있음’으로 답변한 시민이 10명 중 8명꼴인 78.8%를 기록했다. ‘경험 있음’ 응답자는 남성(83.7%)이 여성(74.2%)보다 많았고, 연령대는 ‘2030대 > 40대 > 50대 > 60대 이상’ 순이었다.
주로 하는 야간활동으로는 음주 등의 ‘유흥활동’(41.8%)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야간 축제 참여 및 공공문화시설 방문’(35.3%)이 그 뒤를 이었다. 주로 야간활동을 하는 지역은 ‘강남구 > 송파구> 마포구’ 순으로 나타났다. - 최근 1년간 방문 경험이 있는 야간공연 및 축제는 ‘영화관람’(71.2%), ‘지역축제’(52.5%), ‘공연(연극·뮤지컬) 관람’(39%) 순이다. - 방문 경험이 있는 야간개장 공공문화시설은 ‘공원 및 광장’(80.5%), ‘복합문화공간’(58.0%), ‘공공체육시설’(27.1%) 순이다.
야간활동 빈도는 월 2~3회로 답변한 시민이 27.8%로 가장 많았고, 야간활동 1회 평균 지출금액은 평균 74,562원 수준이다. - 1회당 평균 지출금액은 40대가 85,242원으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54,087원으로 가장 적었다.
주로 야간활동을 하는 요일은 금요일 밤~토요일 아침이 51.1%로 가장 많았고, 시간대는 오후 6시~오후 10시의 비중이 79%로 가장 높았다. 야간활동 시 주요 이동수단은 ‘지하철 > 자가용 > 버스’ 순이다. - 해당 요일에 야간활동을 하는 이유로는 ‘다음날 생활에 부담이 적어서’라는 응답이 51.1%로 가장 많았다.
야간활동의 장점으로는 ‘스트레스 해소 등 삶의 활력소 제공’(43.6%)을 가장 많이 꼽았는데, 단점으로는 ‘휴식시간, 수면시간 등 부족’(49.0%)을 꼽았다. 야간활동에 참여하는 주된 이유는 ‘친구·가족과의 만남’(64.2%)이, 야간활동을 하지 않는 주된 이유는 ‘휴식 등 다른 활동을 하고 싶어서’(49.0%)가 높은 답변을 기록했다.
(인식) ‘야간활동 인식’에 대한 문항은 코로나19 이후 바뀐 시민들의 생활 속에서 야간활동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를 주로 살폈다.
코로나19 이전 야간활동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회식문화’가 코로나19를 거치며 ‘감소했다’라고 답변한 수치가 64.4%를 기록했고, 감소의 이유로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집합금지’라는 응답이 52.9%로 가장 높았다.
다만, 회식문화가 줄어듦에 따라 다른 야간활동이 증가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라는 응답이 37.6%로, ‘증가’했다는 답변보다 8.0%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큰 변화가 없다’라는 응답 또한 32.8%로 적지 않다.
회식문화 대비 야간활동이 증가했다고 답변한 시민들은 ‘친목 활동이나 취미활동’(44.0%), ‘쉼, 휴식 등 개인 활동’(41.8%)을 주로 즐겼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의 유흥활동 및 회식문화 변화에 대해서는 ‘감소 희망’이 39.7%로 가장 높았고 ‘현재 수준 유지’(36.2%), ‘증가 희망’(24.1%)이 뒤를 이었다.
(정책) 정책에 관한 문항은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에 대한 서울시민의 인식 구조를 살펴보았다.
서울시민 10명 중 8명은 서울시를 야간활동하기에 ‘좋은 도시’(81.7%)로 평가했고, 선호하는 야간활동 분야는 ‘문화예술’(24.8%) ‘사회·교류’(21.9%), ‘관광’(18.1%) 순이었다. 실내·외 스포츠 등의 ‘여가·문화’ 활동을 선호하는 비율도 16.5%로 높았다.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향후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이 ‘필요하다’(68.9%)라고 답변했는데,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이 필요한 이유는 ‘다양한 시민문화 향유 기회 확대’(37.2%), ‘침체된 경제 활성화’(29.9%), ‘건전한 야간문화 조성’(27.7%)순으로 답변했다.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이 불필요하다고 답변한 시민들은 ‘다른 활동 희망’(27.3%), ‘야간시간 교통 불편’(23.4%), ‘불안한 치안’(19.6%)을 이유로 꼽았다.
한편,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을 수립할 때 고려해야 할 기능에 대해서는 ‘안심·안전’이라는 응답이 39.1%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고, ‘교통’(23.8%) ‘경제회복’(14.5%), ‘문화·여가’(14.3%)가 뒤를 이었다.
야간활동이 가장 활성화된 지역은 ‘대학로, 홍대 등 문화시설이 밀집해 있는 지역’(40.8%)을 1순위로 꼽았다. 추후 활성화가 필요한 권역은 ‘동북권 > 도심권 > 서남권’ 순으로 답변했다.
야간활동 활성화 정책 수립 시 가장 기대하는 사항은 ‘야간 교통수단 이용 편의 제고’가 22.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건전한 야간 여가문화 조성’(21.1%), ‘야간의 소음·환경·치안 문제해결’(14.9%)이 뒤를 이었다.
한편, 서울에서 야간활동을 하는 시민 중 만20세~59세 남녀 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FGI 조사*를 통해서도 시민들의 야간활동에 대한 인식과 태도, 선호도에 대한 인식을 살펴봤다. * FGI 조사 : 표적 집단 심층면접법(Focus Group Interview) - ’23.3.7. 시행
(인식과 태도) 표적그룹의 시민들은 야간보다 주간, 실외보다 실내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다만, 청년세대는 다른 세대보다 상대적으로 야간 야외활동에 대한 욕구가 비교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야간활동을 할 경우 생활권 중심의 소모임을 통한 개인 문화/취미활동을 선호했다. 야간활동에 어려움을 느끼게 하는 요인으로는 ▴상점 영업시간 단축 ▴야간문화행사 감소 ▴고물가 등을 꼽았다. 서울시 야간활동의 상징적인 공간으로는 ▴한강시민공원 ▴강남·성수·건대 ▴경복궁 ▴청계천 등축제를 가장 많이 답변했다.
(선호하는 야간활동 및 서비스) 야간활동으로 누리고 싶은 서비스로는 ▴야간 운동을 위한 근린 생활 체육시설 ▴문화시설 개방시간 연장 ▴야시장 활성화 등을 꼽았다. ▴주요 사회서비스시설(관공서, 병원, 은행 등)이 영업시간을 연장하여 별도의 휴가를 내지 않고도 사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편 청년층은 ▴‘~길’을 통한 야간 맛집 탐방 ▴야간 소모임 어플 지원 ▴야간 전용 지역 화폐 및 전용 쿠폰 지급을 원한다고 답변해 야외에서 즐기는 야간활동으로 활발한 교류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우려점) 야간활동 활성화 시에 우려되는 점으로는 ▴소음과 쓰레기 문제 ▴안전사고 문제 ▴귀가 시 교통편 문제를 답변했다. 일부 의견으로 ▴최저임금이나 ▴야간근무자의 문제해결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었다.
이외에도, 야간시간 근로 경험(20시~06시 중 2시간 근로)이 있는 만20세 이상 내국인과 서울방문 외국인 및 가이드 등 약 70명을 대상으로 서베이·인터뷰를 진행하여 야간활동에 대한 인식 구조를 살펴보았다.* 조사 기간 : ’23.4.8.(토)~4.10.(월), 3일간 * 세부 인원 : 야간 근로자(31명), 서울방문 외국인(32명), 외국인 가이드(7명)
(야간 근로자) 주간 근로자 대비 삶의 질, 건강상태 인식 등이 낮은 편으로 야간에 이용할 수 있는 운동 시설, 맛집, 카페탐방 등의 욕구가 높았다. 또한, 근무시간 때문에 이용이 어려운 ‘공연 관람’에 대한 욕구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 야간 근로자의 취미·문화 활동 시간은 1.9시간으로 전체 개인 시간의 16.8%를 차지했으며, 삶에 대한 ‘불만족도’는 58.1%로 ‘만족한다’는 응답 32.3%의 1.8배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관광객) 답변자의 87.5%가 ‘서울의 야간활동이 활발하다.’, ‘서울의 야간관광에 만족한다’고 답변하며 서울의 야간활동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주요 불편사항으로는 56.3%의 답변자가 ‘음식점 등의 이른 폐점시간’을 꼽으며 ‘원활한 야간관광을 위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외국인 관광객의 관광을 돕는 가이드 또한 야간관광의 불편한 점으로 ‘음식점 등의 이른 폐점시간’을 꼽았고, ‘관광경찰관이 야간에 없는 경우’ 등을 답변하기도 했다. 자정 전후까지 운행되는 지하철과 심야버스 등의 대중교통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는 높았다.
최경주 서울특별시 문화본부장은 “이번 조사는 서울시 최초로 서울시민의 ‘야간활동’을 여러 측면으로 살펴본 결과로 그 의미가 크다”라며 “런던, 뉴욕 등 세계 여러 도시들이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야간문화활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우리 시도 야간문화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기울여 시민들의 삶에 실제로 적용될 수 있는 촘촘한 정책설계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 <서울시 야간활동 활성화 여론조사>는 시각화 작업 등을 거쳐 5월 중 서울시 누리집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