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백제박물관(유병하 관장)이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2천 년 역사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고대 왕국 백제의 역사를 조명하는 뜻깊은 전시회와 전시 연계 국제학술대회를 마련한다.
2012년에 개관한 한성백제박물관은 풍납동 토성, 몽촌토성, 석촌동 고분군 등 백제 왕도 유적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을 전시하고, 이를 시민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왕도 한성, 풍납동 토성과 몽촌토성>(’22. 10. 27.~’23. 1. 29.)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몽촌토성 발굴조사를 처음으로 실시했던 서울대학교박물관과 공동으로 기획하여, 발굴 이후 공개하지 않았던 세발토기, 화살촉, 도자기 편 등을 최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는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프롤로그’에서는 백제 500년 왕도 한성의 경관을 영상으로 복원하여 전시한다. 2부 ‘왕성의 축조와 운영’에서는 풍납동 토성과 몽촌토성의 축조 과정과 운영 방식을 살펴본다. 3부 ‘왕도인의 삶과 죽음’에서는 백제 사람들의 일상ㆍ오락ㆍ종교ㆍ내세관 등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유물을 소개한다. 4부 ‘백제가 떠난 한성’에서는 한성을 함락시키고 한강 유역을 차지했던 고구려의 유물을 보여준다. 5부 ‘에필로그’에서는 박물관의 지난 10년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10년을 그려보는 공간으로 연출한다.
그동안 백제사 연구에서 학술적 논쟁이 되어왔던 풍납동 토성과 몽촌토성의 축조 시기와 방법, 백제의 왕성 운영 방식, 한성 함락 이후 한강 유역의 정치적 변화, 백제 지배층의 묘역과 관련된 문제 등에 초점을 맞춰 관련 내용이 전시에서 부각 될 수 있게 노력하였다. 특히 왕성 내부뿐 아니라 풍납동 토성과 몽촌토성 사이의 공간인 성벽 바깥쪽의 도로와 취락, 시설들이 어떻게 자리 잡고 있었는지 살펴보는 코너도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의 대표 유물로는, 몽촌토성에서 최근 출토된 ‘고구려 목간’과 ‘목제 쟁기’를 들 수 있다. ‘목간’은 종이가 널리 보급되기 전에 종이를 대신하여 사용됐던 도구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은 유물이다. 이번 전시에 출품되는 목간은 국내에서 발견된 최초의 고구려 목간이며 가장 오래된 목간으로 추정되고 있다. 목제 쟁기도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고대의 농경 발달 과정을 보여주는 희귀한 자료이다.
이 외에도 석촌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흑유 닭 모양 항아리’를 비롯한 순금제 장신구류, 하남시 감일동의 백제 돌방무덤에서 출토된 ‘청자 호랑이 모양 항아리’ 등 백제문화의 국제성과 화려함을 보여주는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된다.
10월 28일(금)에는 “백제 왕도 한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주제로 한성백제홀(박물관 강당)에서 전시 연계 국제학술대회가 열린다. 1부 백제 왕도 최신 발굴성과 소개, 2부 주제 발표, 3부 종합토론으로 구성되며 14명의 발표자ㆍ토론자가 한성의 최신 발굴성과, 몽촌토성 축조기술, 도성의 입지 경관 등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