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뉴스/김한규기자〕역사 미술 과학 인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료와 유물이 전시되어있는 박물관은 교육적 차원에서 최고의 체험학습 장소다. 특히나 폭넓게 다양한 지식들을 습득하게 되는 유치원에서 초등학생 연령대라면 그 발걸음은 더욱 잦아진다. 청소년기에 들어서면서는 관심 분야를 집중해서 만날 수 있는 곳이요, 무궁무진한 지식의 보고인만큼 우리에게 평생의 배움터라 할 수 있다.
이런 박물관이 정부 3.0 공공데이터 개방에 힘입어 조금 더 가까이 우리곁에 찾아오고 있는 모습이다. 국립고궁박물관에서 2016년 2월부터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서도 만날 수 없던 수장고 속 왕실유물 중 매달 1점을 선정하여 누리집(홈페이지)를 통해 소개하는 ‘수장고 속 왕실유물이야기’가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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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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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홈페이지. |
국립고궁박물관은 서울 종로구 경북궁 내에 조선왕실 및 대한제국 황실 문화유산의 올바른 이해와 역사관 정립에 기여하기 위해 2005년에 설립된, 500년 조선왕실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1층까지 총 3개층 12개실의 전시관에서 조선의 국왕, 조선의 궁궐, 왕실의 생활, 왕실의 의궤, 왕실의 회화로 구성된 주제를 따라 많은 유물과 지식을 통해 조선왕실의 삶을 돌아볼 수 있으니 조선 500년의 시간을 이해하는데 최고라 할 수 있겠다
그래선지 주말이면 삼삼오오 팀을 이루어 역사공부를 하는 아이들로 북적이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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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 동궐도. |
1392년 초대 왕으로 등극한 태조 이성계에서 마지막 임금인 순종까지 27명의 왕, 그리고 518년간 지속한 조선왕실의 이야기가 가득했다. 태조, 영조, 철종, 고종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어진(초상화)이 있는가 하면 영친왕비의 대례복과 장신구를 통해 들여다보는 왕비의 삶, 임금을 상징하고 있는 어보 등 궁궐 깊숙한 왕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었다. 이 모든 유물에는 한 시대를 이해하게 만드는 큰 의미를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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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조, 철종, 고종 어진(초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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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 유물. |
3시20분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위대한 발명품이자 조선시대의 우수한 과학문화를 대표하는 자격루가 작동하며 시간을 알려줄때는 박물관이 잠시 정적에 휩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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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고궁박물관의 자격루. |
아무리 좋은 지식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그 가치는 달라지곤 하는데 정보 또한 보는 방법에 따라 알게 되는 것이 훨씬 많은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정부 3.0 공공개방 차원에서 시작된 ‘수장고 속 왕실유물이야기’에는 유익한 점이 많아보인다
첫째, 박물관을 직접 찾지 않아도 고급 정보를 홈페이지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 전시관에서 만나는 유물보다 몇배나 많은 유물들이 보관되어 있는 수장고 속 유물과 정보까지 상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게된 것이다.
둘째, 수장고 속 왕실유물이야기와 함께 누리집을 통해 소개하고 있던 소장품 정보를 통해서는 직접 현장을 찾았을때 놓치지 말아야할 것과 어느 부분에 좀 더 집중해서 관람해야하는지의 전시 동선을 짜는데도 아주 유익했다.
누리집을 통해 미리 살펴보고 찾아가는 길은 더 많은 지식 습득의 길라잡이가 되어주는 한편,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이야기를 끄집어 내어줌으로써 지적 호기심까지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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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3.0으로 구현된 수장고 속 왕실유물이야기. |
누리집에서 만난 수장고 속 왕실유물이야기 첫번째 유물은 흥선대원군 개인용 인장인 ‘오개삽입인’이었다.
정육면체 인장 5점이 크기 순으로 포개져있는 모습으로 가장 작은 인장의 한변은 1.5cm, 가장 큰 인장은 3.5cm다. ‘매화 핀 누각에서 봄을 나고, 연꽃 핀 정자에서 여름을 보내며 스스로 즐거워할 뿐’ 등의 글귀가 새겨진 것으로 미루어 서화작품에 찍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런 유물이야기를 통해 미쳐 몰랐던 사실을 깨달았으니, 고종의 아버지로 어린 아들을 대신해 수렴청정을 하면서 서원 철폐령과 쇄국정책등을 펼친 정치가로만 알고있던 흥선대원군에게 글과 그림에 능한 예술가적 기질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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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선대원군 개인용 인장. |
그렇게 누리집을 통해 개인용 인장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찾은 고궁박물관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전시되고있던 왕실의 어보가 더욱 도드라지게 눈에 들어오기도 했다. 그것이 바로 아는만큼 보이고 보여지는 만큼 더 많은 지식이 쌓이는 진리일 터. 박물관 나들이가 훨씬 더 유익해졌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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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조, 문조 어보, 숙종 옥보, 문효세자 옥인. |
박물관 수장고에는 미처 전시실에 꺼내놓지 못한 유물들이 엄청날텐데 한 달에 한 점이나마 누리집을 통해 그 정보를 알 수 있으니 정말 좋다. 우리의 삶속에 다양하게 펼쳐지고 있는 공공정보의 개방이 편리한 삶의 실현과 함께 지식의 확장까지 이어주고 있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