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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전격 방문한 황교안 총리 민심 달래려다 계란·물병 세례

총리 탄 버스, 트랙터에 막혀 밀실결정 뒤 뒷북진화 난맥상

(경북/김근해기자) 정부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의 경북 성주 배치를 발표한 뒤 ‘뒷북 설득전’에 나섰다. 사드 배치 지역을 결정·발표할 때까지 철저하게 비공개·밀실 논의를 거듭하다, 현지 주민의 거센 반발 등에 부닥쳐 뒤늦게 수습에 나선 셈이다. 비민주적 밀실 행정에 뒤이은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15일 성주로 내려가 현지 주민 설득에 나섰다. 전날 국방부가 수도권과 충청 지역의 통제구역인 방공기지 2곳을 언론에 전격 공개해 사드 레이더 전자파의 위해성에 대한 우려 불식에 나선 데 이은 조처다. 황 총리의 성주 방문은 14일 밤 갑작스레 결정됐다고 총리실 관계자가 말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 등과 함께 성주에 내려간 황 총리는 군청 앞 설명회에서 물병과 달걀 세례를 받으며 “미리 말씀드리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 말씀 드린다. 조금이라도 안전에 문제가 있다면 정부가 (사드 배치를) 하지 않겠다. 안전에 우려되는 일을 할 수가 없다”고 지역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군청에 모인 3000여 성주군민(경찰 추산)이 “성주 사람을 개돼지로 보느냐”며 격하게 항의하자 황 총리는 군청사 안으로 피했다가 미니버스를 타고 현장을 빠져나오려고 했으나 주민들에게 에워싸여 꼼짝하지 못했다. 차에 갇힌 황 총리는 이후 버스에서 내려 승용차를 몇차례 갈아탄 끝에 성주에 도착한 지 7시간30분 만에 서울로 향했다.

지난 14일 국방부가 방공기지를 공개한 것도 전례가 없던 일이다. 국방부는 그동안 군사보안시설이라는 이유로 언론 공개를 거부해왔는데, 이번에 스스로 규정을 허물었다. 군 스스로 부정적인 여론 진화에 군사기밀까지 공개하는 무리수를 둔 것이다. 국방부는 17~19일 기자들을 대상으로 괌 미군기지에 배치된 사드 포대의 견학도 추진한다.

이런 뒷북 행정은 사드 배치 결정 과정에서 최소한의 공론화·소통 과정도 없는 일방통행 결정의 후과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지난 2월7일 한·미의 사드 배치 협의에 공식 착수한 뒤 이달 8일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할 때까지 단 한 차례도 협의 과정을 설명하며 이해를 구한 적이 없었다. 정부는 심지어 한·미 협의가 언제쯤 끝날지 등 협의 일정에 대해서도 시종일관 ‘모르쇠’로 함구했다. 협의가 시작된 지 넉달 반이 훨씬 지난 6월28일이 돼서야 한민구 장관이 국회 법사위에 나와 “협의가 올해 안에 결말날 것”이라고 말한 게 전부다. 그러곤 열흘 뒤 ‘사드 배치 결정’을 깜짝 발표했다.


참여정부 청와대 사회조정비서관으로 일했던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당의 사드대책위 회의에서 “밀실과 일방통행은 졸속으로 귀결되고 갈등을 부추긴다. 이제라도 국회, 광범위한 전문가들과 함께 논의해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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