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김명성기자] 지난 9일, 시내버스 승객 9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광주 재개발지역 철거건
물 붕괴사고’와 관련해 유사 사고의 재발을 막는 입법이 추진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은혜 의원(국민의힘)은 22일, 건물 해체계획서 작성 시 안전성 강화 및 해체
감리업무 부실 차단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건축물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광주 붕괴참사를 비롯해 지난 2019년 서울 잠원동 상가 붕괴사고 등 건물 철거과정에서 붕괴, 재난 발
생으로 인해 사람이나 인근을 지나는 차량이 피해를 입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미 유사 사
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난해 5월부터 「건축물관리법」이 제정·시행되고 있지만 실질적인 개선이 이뤄지지 않
아 재점검이 시급한 상황이다.
특히 현장에서는 당초 건물 철거를 위해 필수적인 해체계획서 작성 과정부터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통
상 안전에 대한 전문지식이 부족할 수 있는 철거업체에서 해체계획서를 작성하다 보니 부실 가능성이 크다
는 것이다.
실제로 김 의원이 18일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밝힌 자료에 따르면, 이번 광주 참사(학동 4구역 철거지구) 해
당 해체계획서 측정자가 ‘홍길동’(10동 中 9동)으로 돼 있고, 날씨와 온도는 기상청 자료와 터무니없이 차이
가 나는 등 엉터리 기입 의혹이 불거졌다. 관련법에서 전문가 검토를 명시하고, 허가권자인 지자체에서도 최
종 확인을 하게끔 하고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보니 부실한 해체계획이 방치되고 있다.
이에 김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해체계획서를 해체공사 안전전문가만 작성할 수 있도록 범위를 한정하
고, 작성자 서명 날인을 통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도록 하는 내용을 더했다.
아울러 안전관리대책과 해체감리업무를 성실하게 시행하지 않아 공중의 위험을 발생하게 한 자에 대해
서 각각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
을 담았다. 개정안이 통과하면, 현행법상의 미비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의원은 “현 규정상으로는 해체계획서 작성의 자격조건이 없고, 해체계획서 검토자와 감리자에는 전문가
가 배제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이에 따라 안전에 역량을 갖춘 전문가가 해체계획서를 작성·검토
하고 감리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건설 현장의 해체공사에서부터 중대재
해를 방지해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하는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