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제히 김정은 우상화 나선 언론…당 대회 내용은 ‘침묵’=조선중앙TV는 평소보다 이른 오전 8시(평양시 기준)부터 특별 방송을 시작했다. 평소보다 무려 7시간이나 앞당겼다. 노동당을 ‘영원한 김일성·김정일 동지의 당, 김정은 동지의 당’으로 부르는 서사시를 낭독하면서 3대에 대한 우상화에 주력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조선노동당 제7차 대회 만세’란 제목의 정론에서 “우리 당의 창건자이신 위대한 김일성 동지, 우리 당의 영원한 총비서이신 위대한 김정일 동지를 높이 모신 영광의 대회장에 찬란히 빛나는 우리 태양 김정은 동지를 이제 온 세상이 우러를 것”이라고 찬양했다.
전날인 5일에는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통해 김씨 일가 찬양가인 ‘세상에 부럼 없어라’에 김일성상과 김정일상이 수여됐다. ‘백두혈통’에 대한 우상화 작업과 함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예술·문화 통치’를 김 제1비서가 적극 활용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조선중앙통신은 평양이 “경축 분위기에 휩싸여 있다”면서 “역사적인 당 대회를 맞이한 수도 시민들 모두 얼굴마다 격정과 환희가 넘쳐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통신은 이어 “당 대회 참가자들을 태운 버스들이 지나는 거리에서 각 계층근로자들과 청년학생들은 손을 흔들며 열렬한 환영의 인사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외신에 비친 평양…북한 앞날에 촉각=워싱턴포스트 도쿄 지부장인 안나 피필드 기자는 당 대회가 열리는 4·25문화회관 인근 풍경을 동영상에 담아 자신의 페리스코프에 올렸다. ‘미스터 박’이라 불린 북측 관계자는 영상에서 “캘리포니아 사람들에게 인사를 전해 기쁘다”고 말했다. 피필드 기자가 ‘당 대회가 열리는데 소감이 어떠냐’고 묻자 “예상치 못한 (질문)”이라며 답을 피했다.
외신 기자들은 붉은 기가 내걸린 4·25문화회관 맞은편에 선 채 건물 외관만 촬영하고 있었다. 이번 당 대회를 취재하고자 외신 기자 130여명이 평양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옆에는 평양 시민들의 모습이 군데군데 눈에 띄었다. 피필드 기자는 “플라스틱 꽃을 들고 있는 사람도 있다. 곧 열리는 퍼레이드에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당국은 외신 기자들을 초청해놓고도 행사장 출입은 엄격히 금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교도통신은 “북한은 외국 취재진에게 당 대회 첫날 취재를 허락하지 않았다”면서 “취재진이 농락당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오전에 4·25문화회관 근처까지 취재진을 안내했다. 하지만 회관에서 100m쯤 떨어진 광장까지 인도한 뒤 그곳에서만 취재를 허락했다. 오후에는 행사와 관련 없는 전선(電線) 공장 취재 일정을 넣었다고 한다.
때문에 외신도 당 대회가 아니라 평양 분위기를 전하는 데 그쳤다. 영국 BBC의 존 서드워스 기자는 평양 시내와 주변 지역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도시로서 평양은 2009년에 방문했을 때와 느낌이 다르다”면서 “해외 관찰자들은 ‘미니 붐’을 말하고 있다. 시장과 작은 상점들이 도시 골목마다 생기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평양 인근 농장에서는 농부들이 생산량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 꽤 자본주의적인 개념”이라고도 했다.
◇당 대회 열리는 4·25문화회관은?=통일부 북한정보포털에 따르면 4·25문화회관은 평양시 모란봉구역에 위치한 대중문화회관이다. 중요 회의나 행사, 예술 공연이 열리며 각종 군사·정치 집회 장소로도 사용된다. 공사를 시작한 지 1년7개월 만인 1975년 10월 개관했다.
원래 이름은 2·8문화회관이었지만 1995년 10월 지금 이름으로 변경됐다. 당초 인민군 창설일이 1948년 2월 8일이었으나, 1978년 인민군 창설 시점이 김일성 주석이 항일유격대를 창설한 날인 1932년 4월 25일로 소급 변경함에 따라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