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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도로 위의 골든타임, "도로명주소 사용"하자!

도로명주소 도입 3년… 긴급상황 발생시 평균 8.4분 출동 시간 단축

(한국방송뉴스/최동민기자) 가상사례1 : 따르릉 따르릉! 어느 오후 소방서로 긴급한 전화가 걸려온다. 화재신고 전화다. 화재발생지는 연수동 604-1번지이다. 1분 1초를 다투는 상황인만큼 소방관 A씨는 화재가 발생한 곳으로 재빨리 출동해야하지만 지번주소를 새롭게 바뀐 도로명주소로 변경해서 긴급차량을 주차할 수 있는 장소를 찾느라 시간이 오래걸렸다. 시간이 오래걸린만큼 더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는지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가까스로 화재현장에 도착해서 화재를 진압했지만 도로명주소를 사용해서 긴급현장에 조금만 더 빨리 왔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상사례2 : 택배배달원인 B씨는 오늘도 어김없이 주문자가 목이 빠지도록 기다리는 택배를 전달해주기 위해 길을 나선다. 그러나 우편물에 쓰여진 주소는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지번주소. 도대체 202-1번지가 어디인가 검색하고 찾아가느라 시간이 더 오래걸렸다. 도로를 중심으로 도로명과 건물번호, 상세주소로 주소를 작성해줬다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해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위의 두 사례는 지번주소로 긴급신고 및 택배를 보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가상의 문제상황을 작성해본 것이다. 2014년부터 기존의 지번주소를 대신해서 새롭게 도입된 도로명주소가 정착된지 어느덧 3년이 훌쩍 넘었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도로명주소보다는 지번주소에 더 익숙함을 느끼고 있다.

도로명, 기초번호, 건물번호, 상세주소를 바탕으로 부여되는 도로명주소
도로명, 기초번호, 건물번호, 상세주소를 바탕으로 부여되는 도로명주소.

도로명주소는 부여된 도로명, 기초번호, 건물번호, 상세주소를 바탕으로 건물의 주소를 표기하는 주소체계이다. 도로에는 도로명을 부여하고 건물에는 도로에 따라 건물번호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기존의 지번주소보다 체계적인 방식으로 주소 체계를 확립했다.

특히, 도로명주소는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중국 등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된 주소 체계로 세계화시대에 기존의 지번주소를 도로명 주소로 변경해서 국제업무를 보지 않아도 되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각종 물류비 절감 등 4조 2,700여억 원에 이르는 사회·경제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이후 경제수탈을 위한 토지조사사업 이후로 사용해온 지번주소를 우리 삶에서 쉽게 바꾸기란 쉽지 않다.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전화로 음식을 주문할 때 등 우리는 과거의 지번주소를 자연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번주소의 사용은 하나의 지번에 여러 건물이 있고 한 건물에 여러 개의 지번이 사용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긴급상황에서 대응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번주소의 경우 긴급상황 발생 시 초기대응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지번주소의 경우 긴급상황 발생 시 초기대응을 저해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사진=행정자치부)

지번주소를 이용한 신고는 건물의 위치파악이 어렵고 정확한 건물의 출입구를 알 수 없어 긴급상황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하지만 도로명주소의 경우 건물 주 출입구 정보와 좌표정보를 함께 제공받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고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

도로명주소의 진가는 긴급상황에서 특히 발휘된다. 도로명주소를 이용한 신고의 경우 평균 8.4분의 출동 시간이 단축되어 1분 1초가 긴급한 상황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렇다면 도로명주소는 어떻게 이해하고 봐야할까? 도로명주소의 구성은 ‘시/도+시/군/구+읍/면+도로명+건물번호+상세주소’의 형식으로 구성된다. 많은 사람들이 헷갈려하는 도로명, 건물번호의 경우 간단한 규칙만 알고 있으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도로명주소의 간단한 원리만 알고있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사진=행정자치부)
도로명주소의 간단한 원리만 알고있다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다.(사진=행정자치부)

도로명의 경우 도로 구간마다 부여한 고유의 이름으로 ‘대로(왕복8차선 이상)’, ‘로(왕복2~7차선)’, ‘길(2차로 미만)’의 순서대로 부여된다. 도로구간은 연속성과 직진성을 고려하여 서쪽에서 동쪽으로, 남쪽에서 북쪽방향으로 설정하고 있다. 또한 건물번호의 경우 도로시작지점을 기준으로 20m 간격으로 왼쪽은 홀수, 오른쪽은 짝수의 번호로 부여한다. 뿐만 아니라 도로명 숫자에 10을 곱하면 건물까지의 거리도 알 수 있다.

위 도로명 주소판은  경인로 시작지점으로부터 약 1.2km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분기된 도로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현위치는 도로 시작지점
위 도로명 주소판은 경인로 시작지점으로부터 약 1.2km 지점에서 오른쪽으로 분기된 도로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현위치는 도로 시작지점 ‘1’이며 도로의 끝은 ‘100(1km)’까지 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체계적인 도로명 주소를 사용하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가상사례 : 따르릉 따르릉! 어느 오후 소방서로 긴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화재발생 신고다. 화재발생지는 ‘샘말로 43번길 17’이다. 소방관 A씨는 신고를 받자마자 바로 출발하고 나서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이 지번주소보다 훨씬 수월했다.

‘샘말로 43번길 17’의 경우 목적지는 왕복 2~7차선 도로에 위치해 있으며 샘말로 1로부터 43번째 위치한 길의 왼쪽에 있다는 의미이다.

도로명 주소의 규칙성에 따라 도로명 숫자에 10을 곱하면 시작지점으로부터의 거리까지를 알 수 있다. 즉, 샘말로 1로부터 430m(43x10m) 지점에 있으며 17은 홀수이기 때문에 샘말로 43번길에서 170m(17x10m) 왼쪽에 위치한 건물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연수동 604-1’이라는 주소와 ‘샘말로 43번길 17’은 같은 주소지이지만 도로명주소를 사용했을 경우 건물이 위치한 도로의 너비, 시작지점으로부터의 거리 등을 한번에 알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

기존 지번주소의 경우에는 토지를 중심으로 주소를 부여했기 때문에 길눈이 어둡거나 여행자들이 쉽게 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도로명주소의 간단한 원리만 알고 있다면 길눈이 어두워 길을 잘 찾지못하는 사람 혹은 낯선 동네를 처음 방문하는 여행자들도 어렵지 않게 길을 찾을 수 있다.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www.juso.go.kr)을 통해 도로명 주소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www.juso.go.kr)을 통해 도로명 주소를 쉽게 검색할 수 있다.

혹시 내가 살고 있는 동네, 우리집의 도로명주소가 궁금하다면 정부가 제공하고 있는 도로명주소 안내시스템(www.juso.go.kr)에서 쉽게 변경된 도로명주소를 알 수 있다. 이제 도로명주소의 사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우리 삶 속에서 점차 뿌리를 내리고 있다.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도로명주소의 사용을 통해 우리의 주소 체계는 더욱 선진화 되었으며 국제 표준에도 부족하지 않은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이제는 우리가 도로명주소를 더 많이 사용해서 우리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익혀야 할 때이다.

도로명 주소의 사용은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도로명주소의 사용은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사진=행정자치부)

익숙하다는 이유로 무심코 사용하는 토지중심의 지번주소 체계가 긴급 상황에서는 위험을 막을 수 없는 장애물이 되며 아까운 골든타임을 허비하게되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는 사실을 유념해야한다.

혹시, 긴급상황에서 나의 재산과 안전을 지키고 택배나 주문한 음식을 더 빨리 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번 주소보다는 도로와 건물 중심의 도로명주소를 사용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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