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22 (수)

  • 구름많음동두천 1.6℃
  • 맑음강릉 4.8℃
  • 박무서울 3.0℃
  • 박무대전 0.3℃
  • 연무대구 -1.9℃
  • 연무울산 3.7℃
  • 박무광주 0.6℃
  • 구름조금부산 6.9℃
  • 구름많음고창 -2.9℃
  • 구름많음제주 5.4℃
  • 구름많음강화 0.3℃
  • 구름많음보은 -2.5℃
  • 구름많음금산 -3.6℃
  • 구름조금강진군 -0.7℃
  • 맑음경주시 -2.5℃
  • 구름조금거제 2.2℃
기상청 제공

종합뉴스

갈수록 진짜 같은 전화금융사기, 가스라이팅의 덫

- 카드 배송원 사칭 전화를 넘어 실물 카드까지 전달... 미신청 카드는 무조건 가짜
- 행동 통제와 심리적 지배에 더해 각종 예방조치까지 무력화해 피해 가중

[한국방송/박기문기자]

Ⅰ전화금융사기 현황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서는 2023년 들어 주춤하던 전화금융사기 피해가 2024년 점차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어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였다.

 

특히, 검찰청ㆍ금융감독원 등 기관사칭형 수법은 상대적으로 보유재산이 적은 청년층에서 보유재산이 많은 장년ㆍ고령층으로 범행 대상이 변화하고, 피해자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카드 배송원’ 사칭 시나리오가 등장하면서 발생 건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피해액은 오히려 증가하였다.

※ 기관사칭형 20대 이하 피해자 비중은 ’23년75%→ ’24년51%로 감소한 반면, 50대 이상 피해자 비중은 ’23년15%→ ’24년35%로 2배 이상 증가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신고대응센터에서 접수한 ‘카드 배송 사칭’ 관련 신고는 2024년 11월 한 달간 6,619건으로, 88건에 불과했던 작년 11월과 비교할 때 큰 폭으로 증가하였다. 이에 따라 센터는 지난달 원격제어 앱에 대한 주의 메시지를 통신3사 전체 가입자에게 발송하였으나 여전히 많은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Ⅱ 기관사칭형 상세 수법

□ 접근

범죄조직은 카드 배송원이나 우체국 집배원을 사칭하여 전화를 거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실물 카드를 우편함에 배송하거나 직접 전달하는 방식으로 범행을 시도한 사례도 확인된다. 피해자가 카드를 신청한 적이 없다고 하면 범인은 ‘명의도용 피해가 우려된다.’라며 가짜 카드회사 고객센터 번호를 알려주고 전화를 하도록 권유한다.

□ 행동 통제

가짜 고객센터 상담원은 명의도용 확인을 위해 필요하다며 피해자의 휴대전화에 원격제어 앱 설치를 유도하고, 범인은 이를 통해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마음대로 조작하여 악성 앱을 설치한다. 악성 앱은 모든 전화를 가로채고, 녹음ㆍ위치 기능도 탈취하기 때문에 피해자의 행동은 통제당하게 된다.

□ 심리적 지배

이후 금융감독원 및 검찰 사칭범이 등장하여 ‘유출된 개인정보로 인해 대포통장이 개설되어 범행에 이용됐으니 자금 검수 조사를 받아야 한다.’라고 속인다. 피해자가 전화금융사기를 의심하더라도 위조한 문서들을 보여주며 ‘우리가 당신의 무고함을 입증하기 위해 구속수사 없이 약식수사를 받을 기회를 부여해주면서까지 도와주고 있는데 그렇게 말하면 어떡하냐, 다시는 그런 말을 하지 마라’고 호통치거나 위로하는 등 소위 ‘가스라이팅’을 한다.

□ 피해 예방활동 무력화

범죄조직은 피해 예방활동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범행 시나리오를 정교하게 발전시켰다. 먼저, ‘은행과 통신사는 물론, 경찰까지 범죄에 연루되어 있어서 절대로 자금조사에 대해 말하면 안 되고, 이를 발설하면 가족까지 구속시키겠다.’라며 불신을 조장한다. 이로 인해 은행원과 경찰관이 피해자를 아무리 설득하더라도 믿지 않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범인은 은행에서 시행하는 금융사기 예방진단을 대비해 피해자에게 문진표에 전부 X를 표시할 것과 인출 사유를 물으면 ‘사업 계약 때문에 급하게 돈이 필요하다, 계약이 틀어지면 당신이 책임질 거냐?’라고 답하면서 항의하도록 구체적으로 가르친다. 심지어 피해자에게 은행 지점별 직원의 이름과 직급이 무엇인지, 적극적으로 문진을 하는지를 보고하도록 하여 상대적으로 인출이 수월한 지점을 파악한 후 다음 범행에 활용한다.

 

Ⅲ 피해예방 수칙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되었다는 연락은 모두 가짜다. 실제로 카드를 신청하면 카드사는 공식 채널 및 대표번호로 배송 관련 알림톡이나 문자를 발송하며, 계약된 배송업체를 통해 카드를 배송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배송정보 조회가 가능하다. 아울러, 카드는 본인이 받은 경우에만 자동으로 사용등록이 될 뿐, 가족이나 직장동료 등 타인이 받았으면 자동응답시스템(ARS)이나 앱을 통해 별도로 사용등록을 해야만 활성화된다. 따라서 본인이 신청하지 않은 카드가 발급됐다는 연락을 받더라도 당황하지 말고, 112(통합신고대응센터)로 신고하면 범죄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

 

< 예방 수칙 >

❶ 신청하지 않은 카드에 대한 연락을 받으면 112로 신고한다.

❷ 공공기관ㆍ금융기관은 원격제어 앱 설치를 요구하지 않으므로 모르는 사람에게 원격제어 앱의 접속(승인) 코드를 알려주어서는 안 된다.

❸ 명의도용방지서비스(https://www.msafer.or.kr) 가입 등 개인정보 유출 방지 안내사항을 따른다.

❹ 주기적으로 백신 앱을 실행하여 악성 앱을 삭제하거나 스마트폰을 초기화한다.

 

경찰청은 가족․친지 등 모임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번 설 명절 연휴 기간을 활용하여 ‘카드 배송원 사칭’ 수법 등 전화금융사기 범죄에 대한 예방 홍보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할 방침이다. 구체적인 범행 수법을 담은 홍보영상을 각종 미디어를 통해 집중적으로 송출하고, 전화금융사기 범죄와 관련된 웹매거진을 발간하여 수시로 변화하는 신종수법 홍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범죄조직은 편리해진 금융서비스 앱을 악용하여 피해자의 자산 현황을 파악 후 집요하게 범행을 시도하기 때문에 타인으로부터 인증번호를 달라는 요청을 받으면 반드시 범죄를 의심해야 한다.”라고 당부하였다. 또한, “범죄조직은 각종 대출까지 받게 하여 피해금을 빼앗기 때문에 평생 모은 소중한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수법에 대해서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하였다.

                        

                                        ‘원격제어앱’ 주의 메시지                                         실제 배송된 실물카드 사진 



종합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