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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산시립박물관 특별기획전 <소월리, 풍요를 바라다> 개막

- ‘경산토기’로 알려진 얼굴모양토기,
98자의 글씨가 쓰여진 6세기 목간(木簡) 등 137건 223점 전시 -

[경산/김근해기자] 경산시(시장 조현일) 시립박물관에서는 2024년 특별기획전으로 경산시 와촌면 소월리와 그 일대의 여러 유적에서 출토된 유물을 소개하는 <소월리, 풍요를 바라다>를 28일에 개막한다고 밝혔다.

 

지난 2019년 경산지식산업지구를 조성하기 위한 공사부지에서 시행된 발굴조사 과정에서 청동기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오랜 세월 동안 형성된 무덤과 집자리 등 다양한 유적과 유물이 확인되었다.

 

전 시기에 걸친 다양한 유적들 중에서도 경산시 와촌면 소월리 유적은 매우 특별한 유적이다. 소월리 유적은 삼국시대의 마을 유적으로, 고상건물지가 다수 확인되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고상건물은 원두막처럼 건물의 바닥이 땅에서 조금 떨어진 형태인데, 습기와 곰팡이, 쥐, 해충 등을 방지하기 쉬워 곡물을 보관하기에 적절하다. 이러한 형태의 건물이 많았다는 것은 소월리 마을이 대규모 창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소월리, 풍요를 바라다 〉 개막3 목간(적외선)                                                     얼굴모양토기

소월리 마을의 창고로 둘러싸인 광장에 만들어진 76호 구덩이는 너비 158cm, 깊이 180cm에 이를 정도로 거대하며, 소월리 마을이 어떠한 성격의 마을인지 해석해볼 수 있는 중요한 유물들이 출토되었다.

 

76호 구덩이에서 출토된 유물 중 ‘경산토기’로 알려진 얼굴모양토기는 높이 28cm의 작은 단지를 뒤집어 세 면에 사람 얼굴을 표현하였다. 얼굴을 형상화한 토기는 진주 중천리와 용인 동백동에서 확인된 사례가 있지만, 세 면에 얼굴을 표현한 것은 소월리의 ‘경산토기’가 유일하다. 세 얼굴은 각각 미묘하게 다른 표정을 짓고 있으며 단순하게 표현된 얼굴이 귀여움을 자아내어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었다.

 

‘경산토기’와 함께 출토된 목간(木簡)은 고대의 문서이다. 목간은 74.2cm의 나무막대로, 5면에 총 98자의 글자가 묵서로 쓰여져 있다. 해독 가능한 글자들 중 곡(谷,) 전(田), 답(畓), 제(堤), 결(結), 부(負) 등의 글자가 눈에 띄는데, 지명과 논밭의 종류, 토지의 면적 등을 정리하여 기록한 것이다.

 

76호 구덩이에서는 경산토기와 목간 이외에도 도끼의 일종인 자귀 형태의 목기와 빗자루처럼 보이는 싸리나무 다발이 함께 확인되었다. 이 유물들은 일반적으로 사용된 물품이라기보다는 특별한 의미와 목적을 가진 유물로, 소월리 마을 사람들이 수많은 창고를 가득 채울 풍요를 기원하며 76호 구덩이를 만들어 제사 지낸 흔적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특별기획전 <소월리, 풍요를 바라다>는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1부인 소월리 유적의 발굴에서는 경산지식산업지구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확인된 소월리 유적을 중심으로 경산시 와촌면과 하양읍 일원의 여러 시기에 걸친 유적들을 설명하는 코너를 마련하였다.

 

2부에서는 소월리 유적에 집중하여 고대의 소월리 마을을 살펴볼 수 있는 코너를 마련하였으며, 경산토기와 목간 등 귀중한 유물들을 실제로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다.

 

마지막으로 3부에서는 경산토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문화상품들을 팝업존 형태의 현대적인 연출로 전시하여 사람들의 관심과 호응을 유도하였고, 포토존과 스탬프 랠리 등의 체험을 경험해볼 수 있다.

 

한편, 이번 특별기획전은 2025년 5월 11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며, 전시개막 후 일주일 동안은 목간과 자귀형 목기를 실제 유물로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자세한 내용은 경산시립박물관(☏053-804-7324)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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