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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애국지사·후손에게 광복절은 “생애 최고 감격의 날”

경상북도

 (경북/황경호기자) 국가 잃은 슬픔이 아련 거려서 일까.

인터뷰 내내 다소 격양된 목소리는 그때 그 시절, 가슴 속 깊은 상처를 고스란히 끄집어내는 고통마저 느껴진다. 1945년 8월 15일 한반도가 일제로부터 해방된 지 올해로 71돌을 맞았다.


1910년 8월 29일 한민족이 일본에게 주권을 빼앗긴(경술국치)지 35년 만이다. 이날을 위해 수많은 선열이 피를 흘렸다.

 제71회 광복절을 맞아 광복회 경상북도지부를 찾아 이항증(77·사진) 지부장을 만났다. 이 지부장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초대 국무령 이상룡 선생의 증손자다. 일제의 핍박으로 자결한 조부 이준형, 부친 이병화로 이어진 3대 독립운동가 집안 출신으로 ‘아직도 내 귀엔 서간도의 바람소리가’를 써서 독립운동의 생활사를 증언한 허은 여사가 그의 어머니이다.


긴 한숨과 함께 치욕의 글귀부터 꺼내든 이 지부장. ‘일본은 졌다. 그러나 조선이 승리한 것은 아니다. 장담하건대 조선이 제정신을 차리고 찬란하고 위대했던 옛 영광을 되찾으려면 백년이 더 걸릴 것이다. 우리 일본은 조선인에게 총과 대포보다 더 무서운 식민사관을 심어 놓았다. 결국 조선인들은 서로 이간질하며 노예적 삶을 살 것이다.


그리고 나 아배 노부유키는 다시 돌아올 것이다’ 일본 총독(아배신행)이 패전 후 1945년 9월 12일 돌아가면서 발표한 성명으로, 기자가 읽어 내려가는 내내 이 지부장의 손끝은 파르르 떨고 있었다.

그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며 “광복절이 매년 거듭 될수록 나라를 빼앗긴 그날의 아픔이 잊혀 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이어 “1910년 경술국치 당시의 망국협정문(한일합병조약)을 읽으면 수치스러워 아직도 얼굴이 화끈거린다”면서 “한민족이라면 뼛속 깊이 새겨 잊지 말아야 할 8월 29일 경술국치(庚戌國恥)를 상기해 달라”고 주문했다. 경술국치는 대한제국 통치권이 강제 한일병합으로 일본에 넘어가 이를 공포한 1910년 8월 29일을 의미한다.


한일병합 연도인 1910년 경술년에 일어난 나라의 치욕이라 하여 ‘경술국치’라 부르게 됐다. 그래서 일까. 이 지부장은 집과 사무실 곳곳에 경술국치를 두고 수시로 읽으며 과거의 치욕과 분노를 잊지 않고 있다고 한다. 광복회 경북지부는 이 지부장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실을 넘나들며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


순국선열을 비롯한 독립유공자의 유지를 계승해 올곧은 민족정기를 세우고 국가발전과 민족통일에 이바지하고자 하루 24시간을 쪼개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 지부장은 “광복회 경북지부 회원 490여 명과 함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이 자긍심을 느끼며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민족정기선양사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국민들이 스스로 나라를 찾기 위해 만세운동을 하고 피땀 흘려 노력한 것처럼 우리 후손들 모두 아픈 과거를 잊지 않고 국민의식을 갖고 나라발전을 위해 더욱 노력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거급 강조했다.


현실로 돌아와 일본의 독도 침탈과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광복회는 과거부터 이어져온 일본의 검은 속내를 잘 알고 있다. 독도영유권주장, 교과서 왜곡, 위안부문제, 식민지배 정당화 등 연례행사처럼 우리를 자극하고 있는데 피해 당사자들에게 사죄할 때까지 일본의 만행을 규탄하고 책임을 묻기 위해 국민과 함께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혔다.


 “부족한 사람이 살아남았다는 것만으로 나라가 무엇이기에 아직도 청춘을 바쳐 나라를 사랑했다가 이름도 남기지 못한 채 구천에 떠도는 원혼들에게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다음 일정을 때문에 급히 자리를 일어서는 이 지부장. 그는 뒷 모습은 3대가 그랬듯 뼛속까지 애국자임이 틀림없어 보인다.


애국지사·후손에게 광복절은 “생애 최고 감격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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