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박기문기자] 서울시가 자연생태의 상징이자 서울시민들의 안식처인 남산의 생태환경을 지키면서도 시민을 위한 여가 공간을 조성하는 새로운 접근 방안을 제시한다.
서울시는 남산의 ‘생태환경 보전’과 ‘쾌적한 시민 여가공간 조성’이 조화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남산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 편의성을 높이고 남산이 지닌 생태적 가치를 회복하는 친환경적인 접근으로 지속 가능한 남산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남산은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경기부양, 개발중심, 압축성장을 위한 무질서한 개발로 생긴 건축물로 인해 경관이 잠식되었었다. 서울시는 남산의 생태환경 및 자연경관을 회복하고 시민의 품으로 되돌려주기 위해 지난 30년간 「남산 제모습 찾기」와 「남산 르네상스」 등의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며 노력해왔다.
시는 도시의 급격한 성장 과정에서 무질서하게 개발되고 자연경관이 잠식된 남산을 제모습으로 가꾸어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고자 남산 제모습 찾기 사업(1991~1998)을 추진한 바 있다. 녹지를 훼손・잠식하고 있던 외인아파트 등 시설물 89동을 철거해 자연경관 및 녹지를 복원하고, 철거 부지에 남산 야외식물원을 조성해 생물서식환경을 확충했다. 또한, 남산골 공원 및 한옥마을 등 시민 편익을 위한 역사・문화 휴식공간을 마련했다.
이후 남산공원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정비를 위해 2009년 남산 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했고 장충, 예장, 회현, 한남 등 남산 산자락 정비를 통해 생태환경을 회복하고, 전통 역사문화유산 복원 및 접근성을 개선해 시민 일상 속 공간으로 조성했다.
이런 노력의 결실로 현재의 남산에는 관찰식물종 185종, 보호가치가 있는 야생동물 24종, 관찰곤충류 170종 등 다양한 동식물종이 서식한 공간으로 변모했다. 생태환경이 회복되고 N서울타워, 전망대, 야외식물원 등 시민들이 여가를 보낼 수 있는 공간 및 시설도 늘어나면서 지난 7년간(2016~2022) 연간 약 8백만 명의 시민들이 남산을 찾고 있다.
시는 남산의 생태환경을 지속적으로 보전하기 위해 2006년, 2007년 두 차례에 걸쳐 북사면의 신갈나무림(369,529㎡)과 남사면의 소나무림(344,572㎡)을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내 식생 변화와 함께 미국선녀벌레 등 외래 해충과 같은 유해 생물이 발생하는 등 남산 생태환경에 위협요인이 나타나고 있다. 한편, 관광버스 진입제한 시행(’21.8월) 이후 적절한 대체 이동 수단의 부재로 이동약자 및 관광객 등 시민들의 불편도 증가하고 있어 남산에 대한 새로운 관리방안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시는 ’15.8월 남산을 ‘자동차 배출가스 없는’ 대기청정지역으로 지정하고, 공해없이 마음껏 숨쉬고 거닐 수 있는 남산을 조성하기 위해 '21.8월부터 남산 정상부로의 관광버스 진입 전면통제를 시행하였다.
서울시가 마련한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의 핵심은 ‘보존’과 ‘이용’이라는 대립과 갈등의 구조를 해소하고 협력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남산의 미래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데 있다.
먼저, 남산의 생태・자연경관 회복을 위한 첫 단추로 시와 시민환경단체, 관련학계 등 환경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공공성 기반의 협의체를 운영한다. 이에 시는 지난 12일(월),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한봉호 교수를 위원장으로 하고 대표성 있는 전문가로 구성된 <지속가능한 남산을 위한 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최초로 발족했다. 협의회에서는 앞으로 남산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정책 및 사업을 발굴할 예정이다.
발족식에서 한봉호 위원장은 “「남산 제모습 찾기」나 「남산 르네상스」와 같이 남산 전체에 대한 고민이 담긴 지속가능한 발전 방안이 필요하다”며, “환경단체 및 관련 전문가와 서울시가 함께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발굴하여 남산의 생태환경을 보전하고 시민의 여가공간을 만들어가는 새로운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협의회 위원장인 한봉호 교수는 ▲남산 주요 식생군락의 11년간(1994~2005년) 식생구조 변화 분석(2005) ▲남산도시자연공원 자연생태계 현황조사 및 관리방안 연구(2005)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관리계획 수립 연구(2007) ▲남산 생태·경관보전지역 정밀변화 관찰 연구(2017, 2023) 등 여러 연구에 참여하고 다수의 논문을 집필한 남산에 대한 생태환경 전문가이다.
또한 이동 약자를 포함한 시민들의 남산 이용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이는 동시에 남산에 새로운 ‘뷰 포인트’를 제공해 서울의 매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관광인프라로 ‘친환경 곤돌라’를 도입한다. 시는 친환경 곤돌라로 발생한 운영수익은 협의회에서 발굴한 사업에 필요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이와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를 협의회와 함께 추진해 ’24년까지 남산 생태환경사업(안) 마련, 남산 곤돌라 착공, 운영수익 기금화 관련 조례를 신설하고, ’25년까지 친환경곤돌라를 준공해 남산의 생태적 가치 회복 사업을 차질없이 조화롭고 균형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는 ①생태환경 회복 ②여가공간 조성 ③남산의 공공성 강화, 3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 ① 생태환경 회복 – 서울의 생명력이자 생태도심의 시작인 남산 생태환경 가꾸기! >
서울시는 남산의 생태경관과 생물서식환경 보호를 위해 생태경관보전지역을 확대하고, 친환경 방제를 통한 예방 및 관리활동 실시하는 등 종합적이고 적극적인 관리에 나선다. 또한, 인공구조물을 복원해 물순환 자연성을 회복하고, 인간의 무분별한 야외활동으로 인해 생기는 피해를 관리해 식생훼손을 최소화 한다.
(생태환경보전지역 확대 및 종합관리 사업 실시) 남산 북사면 신갈나무림과 남사면 소나무림에 지정된 생태환경보전지역을 확대하고, 생태적 특성을 고려한 종합관리 사업을 실시하여 자연성을 회복하고 생물 다양성을 증진할 예정이다.
(식생 및 생물서식처 치유사업) 친환경 방제를 통해 식생 병충해 및 외래식물에 대한 예방 및 관리활동을 실시한다. 또한, 남산의 물순환 환경을 개선하여 다양한 동·식물 서식처를 회복할 계획이다.
(인공구조물 자연성 복원사업) 현재 남산 전체 면적의 약 13%에 해당하는 40만4천㎡가 불투수 토양포장비율이 70% 이상으로 실제 빗물 투수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남산 내 아스팔트 도로 등 불필요한 불투수 토양포장을 식생환경으로 복원하거나 투수성 친환경 포장으로 개선한다.
(식생훼손 최소화 사업) 이용빈도가 낮은 불필요한 숲속 샛길을 폐쇄하거나 일부 무분별한 이용에 대한 관리방안을 마련하여 식생훼손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 ② 여가공간 조성 – 자연을 그대로 느끼며 휴식할 수 있는 도심 속 여가공간 마련! >
서울시는 도시에서의 녹지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가치로서 생명력 있는 생태환경을 만드는 것이 곧 시민들이 느끼기에 가장 매력적인 여가 공간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생태환경 회복사업과 연계해 시민들이 남산의 생태환경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경관 탐방로 및 생태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또한 남산의 자연 경관을 조망하며 휴식할 수 있는 스카이워크를 남산도서관~남산야외식물관에 조성하고 남산의 숲자원과 연계해 전국 지역별 대표정원을 한자리에서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야외숲 박물관도 만든다.
(자연경관 탐방로 조성 및 생태문화 프로그램 운영) 남산 둘레길(7,294m), 한양도성길(3,892m), 성곽길(2,285m) 등 자연경관 탐방로를 정비하여 남산의 생태계를 체험하고 관찰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남산 스카이워크 설치 사업) 용산공원, 이태원 등 우수한 도심조망을 즐길 수 있으나 급경사로 인하여 보행불편을 겪었던 남산의 남사면 구간(남산도서관~남산야외식물원)에 스카이워크를 설치한다. 샛길·답압 등 산림훼손 예방과 함께 숲과 도심의 우수한 조망을 많은 시민에게 제공할 예정이다.
(남산 야외숲 박물관 조성 사업) 남산 야외식물원의 ‘팔도소나무 단지’ 등 남산의 숲자원과 연계하여 전국 지역별 대표 정원을 한 곳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야외숲 박물관을 조성할 계획이다.
< ③ 남산의 공공성 강화– 누구나 더 가깝게 그리고 더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열린 남산! >
서울시는 협의회와 함께 어린이, 노약자, 장애인 등 이동약자를 포함한 시민들과 국내외 관광객들이 편안하고 쾌적하게 남산을 방문할 수 있도록 공공성 강화 방안으로 친환경 이동수단인 곤돌라를 도입한다.
코로나로 멈췄던 해외관광이 재개되고 서울을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는 가운데, 친환경 곤돌라 도입이 기존에 남산 방문객을 정상까지 실어 날랐던 관광버스를 대체할 새로운 교통수단이자 서울의 매력을 끌어올릴 관광인프라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남산에 도입되는 친환경 곤돌라는 시간당 1,000명 이상을 수송할 수 있는 충분한 수송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운행 시 분진 등 환경오염 물질을 발생시키지 않는 친환경 이동수단이라는 점에서 남산에 최적화된 우수한 대체 교통수단이다.
시는 명동역에서 가깝고, 39면의 대형버스주차장과 환승센터 및 승객대기 장소가 확보되어 있는 ‘남산예장공원’을 곤돌라 하부승강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남산 정상으로 바로 연결되는 만큼, 명동과 남산 주변 도심부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어린이·노약자·장애인 등 이동약자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명동역에서 남산예장공원 곤돌라 하부승강장까지 무경사·무장애 동선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남산 예장공원은 명동 및 남산 주변부 문화관광 거점을 목표로 조성하였으나, 대규모 조성비용이 투입됐음에도 당초 곤돌라와 연계되도록 계획된 버스환승주차장(40면)은 하루 평균 15대도 이용하지 않고 있으며, 남산예장공원 내 부대시설도 3개 중 2개가 공실인 상태다.
아울러, 시는「지속가능한 남산」관련 조례를 신설해 안정적으로 사업실행을 할 수 있는 공공재원 마련을 위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 신설 조례에서는 곤돌라의 운영수익을 남산 생태환경관리에 사용할 수 있는 별도의 기금을 운용하는 내용을 규정할 계획이다. 곤돌라 운영수익을 통해 지속적으로 남산의 생태환경을 관리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친환경 곤돌라의 도입은 남산의 생태환경 보전에 가장 적합한 친환경 이동수단이자, 약자 동행의 시민 접근성 개선, 생태회복의 공공재원의 기능, 남산의 새로운 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복합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에서 도입의 의미가 크다.
시는 「지속가능한 남산 프로젝트」 성공적 추진을 위해 발족한 협의회와 함께 ’24년 상반기까지 남산의 미래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발굴하고, 이에 대한 실행방안까지 함께 마련한다. 이후, ’25년 말까지 남산에 곤돌라를 도입하고, 곤돌라 운영수익을 통해 남산의 생태환경회복사업과 여가공간 조성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여장권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남산을 생명력 있고 수준 높은 생태환경으로 만드는 것이 시민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여가공간을 제공하는 방법이다”며, “서울시민은 물론 전 세계인이 사랑하고, 가깝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남산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