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뉴스/유영재기자) “치안한류의 근본적인 배경은 대한민국 국가와 사회의 발전입니다. 국가와 사회 발전 없이 경찰만 발전할 수 없습니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한류 열풍이 다시 불고 있다. 이렇게 드라마나 영화, 케이팝(K-pop) 등으로 시작한 한류가 치안 분야까지 확장됐다. 치안 한류? 조금은 생소할 수 있어 경찰도 이벤트를 하나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치안한류센터가 개소한 지도 어느덧 1년. 치안한류센터가 생기기까지와 그 이후 이야기를 여태수 경찰청 치안한류센터장을 만나 들어봤다.
다음은 여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여태수 치안한류센터장 |
- 치안한류란 무엇인가요? 소개부탁드립니다.
치안한류는 우리나라 국민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서 국제 경찰 협력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사업입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해 퍼져나간 한류처럼 외국 경찰기관의 자발적 요청에 기반을 둔 사업입니다.
우리 경찰은 해외 각국에 치안 시스템을 전수해주고 있습니다. 경찰의 뚜렷한 존재 목적은 사회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고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경찰청에 속한 치안한류센터도 이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 치안한류 사업 중 대표적 사례는 어떤 것이 있나요?
치안한류센터에서는 지난해부터 3가지 분야로 나뉘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경찰 전문가를 파견해서 현지에서 교육해주는 ‘치안 전문가 파견 사업’과 외국 경찰관들이 우리나라 경찰교육기관을 방문해 한국에서 경찰 시스템을 배워가는 ‘초청연수사업’, 치안시스템이 열악한 국가를 대상으로 치안 장비·시설·소프트웨어 등 종합적으로 지원해주는 ‘치안 인프라구축사업’이 있습니다.
- 올해로 치안한류센터가 1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한 해 동안 치안한류의 행보는 어떠했나요?
치안한류센터는 지난해 4월 개소했습니다. 1년이라는 세월 동안 양적인 성과가 많았습니다.
외국 경찰에서 다양한 분야의 우리 전문가를 요청합니다. 이에 우리 경찰은 작년에 27개국 131명의 전문가 풀을 구축해 적극적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성과를 냈습니다.
현재 협력 대상국가는 39개 국가로 아시아 14개국, 중동·아프리카 13개국, 미주 12개국입니다. 연말까지 본다면 50여 개 국가로 예상됩니다.
올해 1주년을 맞은 치안한류센터는 치안한류사업의 고도화를 추진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습니다.
고도화 방안을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UN 경찰이나 인터폴과 협력한 치안한류사업의 확산이 있습니다. 앞으로 인터폴에서 주관하는 교육과정에 우리 경찰 전문가를 파견합니다.
두 번째로 외교부나 코이카와 치안협력사업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국가 ODA(공적개발원조)를 활용해 치안한류사업을 확산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단편적인 협력 사업이 아닌,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치안한류사업을 모색해 나갈 것입니다.
- 해외 현지와 국내 사법체계가 달라 치안 관련 수사기법 혹은 장비 등을 적용하기에 어려운 점은 없나요?
근본적으로 경찰기관의 존재 목적은 국가마다 같습니다.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고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게 공통된 목적이기 때문에 경찰기관의 협력은 크게 문제 되지 않지만, 현장에서 치안한류사업을 할 때 국가별로 수준 차이는 많이 납니다. 범죄예방과 범죄수사로 나눴을 때 활동의 수준 차이가 많이 나는 거죠.
우리나라의 경우 선진국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지만, 우리나라에 치안협력을 요청하는 국가는 DNA 수사기법 등 첨단과학수사기법을 전수해줄 수 없습니다. 심하면 범죄현장에서 증거수집자체가 이뤄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각국의 수사나 범죄예방 발전단계에 맞춰 전수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 우리나라는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릴 정도로 빠른 속도로 국가가 발전했고, 치안도 일맥상통합니다. 우리나라는 압축적인 성장을 해왔기 때문에 현지 치안 상황을 파악해 그 수준에 맞게 치안기법을 전수할 수 있습니다.
- 범죄자들의 수법이 갈수록 치밀해져 가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원스톱 신원확인시스템, CSI(과학수사) 버스 등 수사기법 및 장비 또한 첨단으로 나아가고 있는데요, 대표적인 것 한두 가지 소개 부탁드릴게요.
경찰은 예방부터 수사(범죄진압)까지 전 영역에 걸쳐 활동합니다. 각 영역에서 치안기법과 장비를 발전시켜 오고 있죠. 최근 쟁점이 된 것이 사이버 범죄입니다.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는 범죄의 형태지만, 사이버 공간을 매개로 해 실제 오프라인 공간에도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창과 방패의 싸움인데, 이처럼 범죄수법이 발전될수록 그에 대응해 예방하는 치안 장비와 기법 또한 진화합니다.
‘이동식 현장증거분석실’(Mobile CSI Lab). 대형 버스 안에 28종의 첨단장비를 갖춘 이동식 현장증거분석실은 대당 7억여 원으로 각종 첨단 과학수사 장비를 탑재하고 있다 |
과학수사영역에서 활용되는 CSI(과학수사)버스와 원스톱신원서비스는 우리나라만 보유한 장비입니다. 특히 원스톱신원서비스는 주민등록제도를 활용해 개발한 기법입니다. 또한 2018년에 개발되는 스마트순찰자는 범죄예방, 신고출동, 범인 검거 영역을 강화할 수 있도록 순찰차에 IT기술을 접목했습니다. 순찰자가 주행하면서 동시에 증거수집, 불법차량 검색, 예상되는 도주경로분석 등을 합니다.
그 외에 수배차량검색시스템 ‘와스(WASS)’가 있습니다. 와스는 기존에 설치된 CCTV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것으로 치안 목적으로 아주 유용해 범인 검거에 높은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 한국 치안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는데 비법이 무엇인가요?
‘다이내믹 코리아’라는 말이 있듯이 대한민국의 강점이 있습니다. 경찰도 이러한 강점을 같이 갖고 있습니다. 치안한류의 근본적인 배경은 대한민국 국가와 사회의 발전입니다. 국가와 사회 발전 없이 경찰만 발전할 수 없습니다.
지난 5월 말 박 대통령께서 아프리카 3국 순방을 다녀오셨습니다. 아프리카 측에서는 선진국보다 대한민국 치안 시스템을 선호합니다. 대한민국은 서구선진국과는 달리, 2차 대전 이후에 사회경제발전과 민주화를 동시에 일궈낸 매우 드문 국가로 평가받습니다. 개발도상국의 처지에서 봤을 때 선진국에 가까운 위치까지 발전한 대한민국, 그리고 그 안에서 치안 환경을 극복해내 가는 대한민국 경찰을 그들의 롤모델로 생각합니다.
- 올해 치안한류센터의 사업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앞에서도 말했듯이 치안한류의 주요사업은 3가지 형태로 나뉩니다. 이 사업을 통해 추구하는 목표는 우리나라의 안전과 우리나라 국민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근본적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치안 현황을 공유하는 역내 국가들과의 치안 협력에 조금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또한 글로벌 사회로 변해가면서 역내국가들과 치안현황을 더 많이 공유하는 것은 맞지만, 역내국가 이외에 전세계 국가들과의 치안협력도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서구에서는 테러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테러의 근원지라고 하면 현재로써는 중동지역이나 이슬람권인데 예방이 중요한 만큼 국가 간의 사전 협력과 공유가 중요합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해외 여행객 수는 1930만 명입니다. 아울러 외국에서 대한민국을 방문하는 여행객 수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사회가 되면서 우리 경찰은 국제치안협력 분야에서 중심국가의 임무를 수행하겠다는 장기 비전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올해 치안한류센터는 역내국가와 치안협력을 강화하는 것과 글로벌치안협력 네트워크 안에서 중심국가로 도약하겠다는 2가지 사업방향을 가장 중점적으로 두고 있습니다.
글로벌치안협력은 굉장한 경쟁 관계로 접어들었습니다. 일본, 호주는 이미 많은 투자를 해왔고 최근 중국도 무섭게 투자하고 있습니다. 글로벌치안협력에서 누가 중심국가가 되냐에 따라 국가이익으로 바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치안분야의 국익을 잘 지켜 낼 수 있다는 것은 결국 국가와 국민이 더욱 안전해진다는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