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부터 120여 년이 지난 지금, 정보통신과 산업기술의 발달로 바야흐로 ‘지구촌’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리스트의 지적은 단순한 우려가 아니라 현실이 되고 있다.
테러 위협은 물론, 보이스피싱이나 인터넷 사기 등 다양한 국제성 범죄가 우리 국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우리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피해도 날로 증가하고 있다. 강신명 경찰청장
2015년 해외여행을 한 우리 국민 수는 1931만 명이며 해외에 거주하는 우리 동포는 700여만 명으로 추산되는데, 앞으로 우리 국민들의 해외 활동이 더욱 활발해 질수록 범죄 위험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우려된다.
이처럼 현대 사회의 변화된 치안환경은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임무를 담당하고 있는 우리 경찰에게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더 이상, ‘국내’라는 물리적 한계에 국한된 치안활동만으로는 우리 국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힘든 시대가 된 것이다.
경찰청이 작년부터 ‘치안한류’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변화된 치안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치안한류는 우리 경찰의 치안시스템을 해외 각국에 전수해 주는 사업으로 얼핏 보기에는 우리가 외국 경찰을 ‘원조’해주는 사업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다양한 치안협력 사업을 통해 외국 경찰기관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국민을 더욱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사업이다.
지난해 우리 경찰은 필리핀 경찰과 협력해 교민을 대상으로 한 강력사건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코리안데스크(한국 경찰관 파견)’를 확대 설치하고 교민 대상 중요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 수사팀을 현지에 파견해 수사를 지원하고 공조수사를 통해 중요 범죄자를 검거했다.
또한 우리 기업과 교민이 많이 진출해 있고 매년 백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베트남에도 ‘코리안데스크’를 개소했는데, ‘치안한류’사업은 치안 협력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매개체가 되고 있다.
한편, 우리 경찰이 ‘치안한류’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 배경에는 대한민국의 우수한 치안 환경에 대한 국내외의 높은 평가와 함께, 우리 경찰은 세계적인 수준의 치안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밑바탕이 됐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으로도 치안이 매우 안정된 나라로 손꼽힌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외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외국인들이 가장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분야가 치안(안전)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세계 많은 나라 경찰은 대한민국을 ‘치안 선진국’으로 부러워하며 우리 경찰의 치안 노하우를 배워가기를 희망하고 있다.
올해 전 세계에서 우리 경찰 전문가 파견을 요청한 나라는 29개국에 달하고 작년 경찰 창설 70주년을 맞아 개최한 ‘국제 경찰청장 협력회의’에는 세계 17개국의 경찰청장들이 참석해 대한민국 경찰과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해 4월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치안한류센터 개소식에서 강신명 경찰청장(왼쪽)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현판식을 마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
또한 우리 경찰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듯 인터폴(INTERPOL)이나 유엔(UN) 등 국제기구에서도 글로벌 치안 현안과 관련해 우리 경찰의 참여를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인터폴에서 개설하는 경찰 교육과정에 우리 경찰 전문가를 강사로 파견하고 있는데 인터폴과 협력해 앞으로 더 많은 과정에 우리 전문가를 파견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지난 3일 UN본부에서 개최된 ‘UN 경찰청장 회의’에서는 UN 미션에 우수한 한국 경찰관, 특히 여경을 더 많이 파견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경찰청은 이러한 요청을 수용해 UN 파견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불과 반세기 전, 선진국으로부터 경찰 장비를 원조 받고 외국에 치안기법을 배우러 가던 우리 대한민국 경찰이 이제는 국제사회에서 당당한 ‘치안 선진국’으로 거듭나 세계 각국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작년에는 김종양 전 경기청장이 인터폴 부총재에 선출되면서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 경찰의 위상은 과거 어느때보다 높아졌다.
우리 경찰이 작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치안한류’ 사업은 아직 시작 단계이지만, 재외국민 보호는 물론 대한민국의 국격을 제고하는 등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앞으로 우리 경찰은 치안한류 사업을 더욱 고도화해 국제 치안협력을 선도하는 중심 국가로 자리매김 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지난 71년간 언제나 국민들 곁에서 국민의 안전을 위해 노력해 온 우리 대한민국 경찰은 ‘글로벌 시대(The Era of Globalizatioin)’를 맞아 변화된 치안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치안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하기 위해 ‘치안한류’를 통해 글로벌 치안협력의 리더로 거듭나고자 한다.
우리 경찰의 새로운 도약을, 국민 여러분 모두 관심을 갖고 지지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