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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응급환자 제때 치료받는 꿈 이루겠다” 故 윤한덕 영결식

[한국방송/최동민기자] 지난 설 연휴 돌연 사망한 고(故)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10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9시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연구동 9층 대강당에서 거행된 영결식에는 윤 센터장의 유가족과 함께 일했던 동료·직원들, 의료계 인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윤 센터장의 장남 윤형찬군이 영정사진과 위패를 들고 입장했다. 뒤따른 가족들은 애써 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영결식이 진행될수록 윤 센터장을 떠나보낸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우리나라 ‘응급의료의 버팀목’으로 꼽히는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응급의료종사자 교육·훈련, 이동형병원 도입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했다. 그는 설 전날인 지난 4일 오후 6시쯤 의료원 집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윤 센터장의 사인과 관련해서는 관상동맥경화로 인한 급성심장사로 추정된다는 부검의의 1차 소견이 나왔다. 의료원과 가족들은 윤 센터장이 평소에도 응급상황이 생겨 연락이 닿지 않는 경우가 많았던 만큼 과로로 인해 변을 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장 먼저 추도사를 시작한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윤한덕 선생은 대한민국 응급 의료의 개척자다. 


당신이 염려했던 대한민국 응급의료현장은 아직 당신을 떠나보낼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서 “60년된 낡은 건물 4평 남짓한 집무실 안에서의 당신의 싸움을 우리는 미처 잡아주지 못했다. 부끄럽고 미안하다. 우리가 당신이 남긴 숙제를 묵묵히 이어가보겠다”고 말했다. 


이국종 아주대 권역외상센터장은 “윤한덕 선생님께서 오랫동안 숙고하셨던 중앙의료센터장 이임을 한사코 반대한 것에 대해 아직도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반도를 털어보아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을 두려움 없이 헤쳐나갈 사람은 없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도입한 헬기는 선생님이 탑승할 때 혼동하지 않도록 기체 표면에 선생님의 존함과 콜사인으로 아틀라스를 박아놓겠다. 함께 비행하실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윤순영 재난응급의료상황실장은 “센터장님, 사진 찍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시더니 실검 1위까지 하셨다. 툴툴거리실 말투가 귀에 들리는 것 같다”면서 “당신이 돌아가신 명절 연휴가 우리에겐 아직 끝나지 않은 것 같고, 연휴가 끝나면 센터장이 어디선가 나타날 것 같다”며 눈물을 흘렸다. 


윤 실장의 추도사가 진행될 때 직원들의 울음소리가 커지기도 했다. 윤 실장은 “내일부터의 일상에 센터장의 부재가 확연해질 것이 두렵다. 업무에 대한 생각이 커서 저희에 대한 관심이 없어 미안하다고 했던 그 마음은 모두 잊으라”고 했다. 


유가족 대표로 추도사를 한 윤형찬군은 “성장하며 함께 한 시간은 적었지만 저와 동생은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고민에 늘 경청하고 우리 세대의 고민을 나눌 수 있었던 최고의 아버지였다”면서 “함께 슬퍼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리며 응급환자가 제때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고민이 아버지로 인해 이뤄질 수 있도록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추도사를 마친 뒤에는 참석자들이 윤 센터장의 영정사진 앞에 흰 국화를 올려놓으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유가족들을 비롯한 일부 참석자들은 눈물을 쏟기도 했다. 영결식이 끝난 후 운구가 고인의 집무실이 있는 행정동을 한 바퀴 돌며 발인식이 진행됐다. 


윤 센터장의 어머니는 “내 아들 어떻게 보내냐”고 말하며 오열했고, 윤 센터장의 두 아들은 아버지의 관 앞에서 사랑한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 발인식을 마친 후 운구는 장지인 경기도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으로 향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국가 응급의료체계 발전에 평생을 바친 윤한덕 센터장의 공로를 인정, 국가유공자 지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관련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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