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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붉은 소나무 보면 신고해 주세요

산림청 ‘소나무 에이즈’ 재선충병 확산방지에 총력

〔한국방송뉴스/반상헌기자〕소나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나무다. 동시에 건축자재나 약, 향신료 등으로 일상생활에 널리 쓰이는 고마운 나무다. 그런데 이들에겐 걸리면 반드시 죽는 치명적인 병이 있다. 바로 ‘소나무 에이즈’라고 불리는 소나무재선충병이다. 소나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소나무재선충병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지역에서 처음 발견됐으나 이 지역 자생소나무는 병에 저항성을 갖추고 있기에 방제조치가 필요하지 않았다. 문제가 된 것은 1905년 일본에서 발견된 소나무재선충이다. 미국에서 건너온 것으로 추정되는 소나무재선충에 일본 내 대부분 소나무가 고사됐다. 우리나라는 1988년 부산 금정산에서 처음 발견됐다. 일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된 지역모습(출처=산림청)
소나무재선충병이 발생된 지역모습(출처=산림청)


치료는 힘들지만 예방은 할 수 있다. 그 적기가 바로 이맘 때다.
산림청(청장 신원섭)은 최근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 센터(대전 둔산동)에서 등산 관련 단체와 소나무 재선충병 홍보협의회를 가졌다. 이날 산림청은 산을 이용하는 등산객에게 재선충병의 위험성을 알리고, 재선충병 의심 소나무를 발견하는 즉시 신고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걸리면 반드시 죽는 무서운 병

소나무 재선충(출처=산림청)
소나무 재선충.(출처=산림청)


소나무재선충병은 소나무재선충 때문에 발병한다. 모양새는 1mm 내외로 실처럼 가늘고 길쭉하며, 입안에 바늘같이 뾰족한 침으로 소나무의 양분을 흡수한다. 이들은 이동하거나 소나무에 침투할 때 매개충으로 ‘솔수염하늘소’와 ‘북방수염하늘소’를 이용한다. 이들 몸속에 잠복해 있다 매개충이 새순을 갉아 먹을 때 나무의 상처부위로 침입한다.

침투한 소나무재선충은 나무 안에서 자유롭게 이동하며 무서운 속도로 증식한다. 5일이면 다 자라고, 삼주 만에 20만 마리로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난다. 결국 감염된 소나무는 수분과 양분의 흐름이 막혀 말라 죽게 된다. 

재선충이 나무를 죽게하는 과정(출처=산림청)
재선충이 나무를 죽게하는 과정.(출처=산림청)


소나무재선충병이 무서운 이유는 걸리면 고사율이 100%이기도 하지만, 병의 확산 속도 또한 무척 빠르기 때문이다. 나무가 죽으면 새 나무를 찾아 이동하는 매개충 때문에 주변까지 빠르게 감염된다. 한번 병에 걸리면 손을 쓸 수 없다. 답은 오로지 예방이다. ‘솔수염하늘소’나 ‘북방수염하늘소’는 직접적인 피해는 주지 않지만, 소나무재선충을 전파시키기 때문에 문제해충으로 취급한다.

잎이 붉은 소나무는 방제의 대상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 식별법(출처=산림청)
재선충병에 걸린 소나무 식별법.(출처=산림청)


그렇다면 소나무재선충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다행히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다. 병에 감염된 나무는 6일째부터 잎이 처지고, 20일째에 시든다. 그리고 30일부터는 잎이 급속하게 붉은 색으로 변한다. 주로 소나무에서 발생하지만, 해송과 잣나무에서도 피해가 발생한다.

아쉽게도 치료 방법은 없지만, 예방으로 피해를 줄이거나 막을 수 있다. 주요 예방법은 나무주사와 항공 살포로 매개충을 방제하는 것이다. 주사는 백신개념이기 때문에 쇠약하거나 식재한 나무에게는 소용이 없고, 건강한 나무를 대상으로 실시한다.  

재선충병으로 고사된 나무를 훈증하고 있다(출처=산림청)
재선충병으로 고사된 나무를 훈증하고 있다.(출처=산림청)


시기는 12월부터 2월이 적절하다. 3월 이후는 송진이 나와 주사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약제가 골고루 나무에 퍼지지 전에 감염되면 효과가 없기에, 시기를 지키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또한 고사목이 매개충의 산란 장소가 되기 때문에 이미 감염된 고사목의 처리도 관건이다. 나무를 베어 약제를 뿌린 다음 재빨리 비닐로 밀봉하여 훈증처리를 하거나 소각하여 확산을 막는다.

뿐만 아니라, 불법으로 벌목한 소나무를 유통시키거나, 방제 처리 중인 나무를 가져가는 등의 인위적인 확산요인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3월에서 4월 말은 매개충이 활동하는 시기기에 인위적으로 이동시킨 목재에서 병이 확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산림청은 ‘전국 소나무류 이동 특별단속’을 실시하여 소나무재선충병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다. 연료 등으로 쓰겠다며 병에 걸린 나무를 절대 함부로 옮겨서는 안된다. 작은 욕심이 주변 나무는 물론 산림 전체를 훼손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관심이 소나무를 살리는 열쇠

그렇다면 일반 국민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없을까? 물론 있다. 매우 간단하다. 잎이 시들거나 붉어진 소나무를 보면 곧바로 신고를 하면 된다. 재선충병에 감염된 소나무류를 발견하거나 무단 이동하는 것을 발견할 경우 해당 시·군·구 산림부서나 산림청(☎ 1588-3249)으로 연락하면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전화 한 통으로 우리나라 산림의 약 23%를 차지하는 귀중한 산림자원을 지킬 수 있다. 또 신고자에게는 관련 규정에 따라 200만 원 이하의 포상금이 지급된다. 산림도 지키고 포상금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기회인 것이다. 

부산지역 소나무재선충병 항곡예찰중인 헬기(출처=국립산림과학원)
부산지역 소나무재선충병 항곡예찰중인 헬기.(출처=국립산림과학원)

 
한편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 피해를 조기 발견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항공예찰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처럼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모든 피해를 완전히 잡는 것은 힘든 일이다. 이에 산림청은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

임상섭 산림병해충과장은 “재선충병 완전방제를 위해 산림청 전 직원들이 총력을 다 하고 있다.”라며 “우리 소나무를 재선충병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국민들도 많은 관심과 신고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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