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이용진기자] 여야가 나흘 간 대정부질문에서 난타전을 치른 가운데 다음주 문재인 정부 2기 내각 인사청문회에서 ‘2차전’을 치를 모양새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 19~22일 각 분야별 대정부질문을 진행하며 불꽃 튀는 공방을 벌였다. 연초부터 손혜원 무소속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과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법정구속 등을 두고 대치해왔던 여야는 소위 ‘전투력’이 뛰어난 인사들을 대정부질문에 중점 배치하며 상대 아킬레스건을 공략했다.
이들은 19일 대정부질문 첫날부터 ‘김학의’·‘드루킹’ 사건을 두고 난타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접대 의혹을 꺼내들며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개입 여부 조사를 주장한 반면, 자유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드루킹 사건을 언급하며 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와 문재인 대통령과의 상관관계를 주장했다.
대정부질문 이튿날인 20일에는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둘러싸고 대치전선을 강화했다. 북미 정상이 하노이 회담에서 별다른 합의문을 도출해내지 못한 상황을 맞자 야권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집중적으로 비판했고, 여당은 회담 성과가 있었다며 반박했다.
21일에는 소득주도성장과 최저임금 인상 문제로, 22일에는 정부의 미세먼지 저감대책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했다. 특히 전날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가장 마지막 순서였던 송갑석 민주당 의원이 포항 지진이 전 정부들의 잘못 때문이라고 주장하자, 한국당 의원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고성을 주고받기도 했다.
이처럼 높아진 여여 간 긴장 상태는 다음주 문재인 정부의 2기 내각 관련 인사청문회에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장관 후보자 7명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오는 25일부터 사흘간 진행될 예정으로, 여야는 주말을 맞아 인사청문회가 열릴 상임위별로 준비에 주력할 예정이다.
특히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야권은 당장 송곳 검증을 벼르며 대여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근 “이번 개각은 최악보다 더 나쁘다. 정말 경악할 수준의 인사”라며 주장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 역시 후보자 자질을 검증해야 한단 방침이지만, 지나친 의혹 제기는 없어야 한하는 입장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각 후보자는 제기된 의혹에 대해 청문위원에게 설명할 건 하고, 국민께 사과할 건 해야한다”면서도 “야권의 지나친 공방은 오히려 진실을 밝히는 데 해가 되지 않겠나”라고 했다.
다만 선거제 개편안 및 개혁입법안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태울 경우 청문회 일정까지 파행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야권의 한 의원은 “만약 여야 4당이 패스트트랙을 활용할 경우 국회가 의사일정 소화에 상당히 진통을 겪지 않겠나”면서 “인사청문회 일정도 열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