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진승백기자] 나경원 의원이 자유한국당의 압도적인 표차로 새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한국당 잔류파 및 잔류파의 주축인 한국당 ‘친박계’의 건재함이 확인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11일 오후 열린 한국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거 결과, 잔류파의 지원을 받은 나경원 의원과 범친박계로 분류된 정용기 후보조가 비박계 복당파 후보인 김학용-김종석 후보조를 68표 대(對) 35표의 큰 차이로 승리를 거뒀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내년 2월 차기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열린데다, 1대1 대결 구도로 치러지면서 친박과 비박의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를 것으로 관측됐다.
그만큼 이번 선거의 결과와 양측이 얻은 득표가 향후 당내 주도권 향방과 세력분포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이 때문에 박빙 양상을 보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나 의원과 정 의원이 두배에 가까운 표차로 승리를 거둔 것을 두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대선·지방선거 패배로 정치적 시련을 겪어온 잔류파 내지 친박계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나 의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탄핵에 찬성했지만 탈당하지는 않은 잔류파로 분류되는데, 경선 경쟁자인 복당파 김학용 의원과는 차별화를 보여 왔다.
특히 이번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이 한평생 감옥에 있을 정도로 잘못했냐”고 말하며 당내 범 친박계 및 잔류파의 지지를 얻었다. 실제로 당내 친박계 인사들의 모임인 ‘우파재건회의’ 소속 일부 의원들은 나 의원에 대한 공개 지지를 선언하고 나서기도 해
다만 나 원내대표를 선택한 의원들 대다수가 계파색이 짙은 인사들이 아닌 잔류파-복당파 모두에 ‘양비론’을 펼쳐온 중립지대 의원들이라는 평가가 나와 지금 당장은 한국당의 신계파 형성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한국당 의원 112명 중 절대 다수인 초재선 의원(초선 42명, 재선 32명)들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이후 신주류로 부상했던 김성태 의원 등 ‘복당파 원내지도부’에 대해 일방통행 운영을 하고 있다고 비판하면서도 당이 ‘도로 친박당’으로 회귀하는 것에도 경계해 왔다.
또 잔류파에 대한 지지보다는 회귀를 견제해 온 중립지대 인사들 사이에서 일기 시작한 복당파에 대한 경계심이 중도성향을 지켜 온 나 원내대표에 대한 ‘비판적 지지’가 큰 영향을 끼쳤다는 말도 나온다.
이에 나 원내대표가 친박계 혹은 잔류파를 대변하는 데 치우치거나, 나 원내대표 당선의 1등 공신 친박계가 그를 등에 업고 당 전면에 나서려 할 경우 견제세력으로 돌아설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