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진승백기자] 여야 원내대표 합의사항이기도 했던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의 정기국회 내 통과가 무산됐다. 이에 대해 여야는 8일 서로 날선 비판을 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교육위 법안소위 소속 의원들(조승래·박경미·박용진·박찬대)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국민들의 염원을 배신한 자유한국당의 행태에 대해 심각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간의 상황을 돌이켜 보면 한국당은 법안 통과의 의지가 없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사실상 '유치원 3법'을 무산시키기 위해 작정한 듯한 모습을 보여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의하지도 않은 본인들의 법안을 함께 심의해야 한다며 시간끌기로 일관하며 법안심사 자체를 거부하더니, 정작 발의된 법안은 국민 염원을 거스르는 상식 밖의 내용이었다"며 "흡사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 아닌가 귀를 의심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들께서는 이 모든 과정을 참고 인내하며 똑똑히 지켜봐 왔다. 한국당은 국민의 분노에 답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 소속 교육위 법안소위 의원들(곽상도·김현아·전희경)은 "민주당은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한국당을 음해하며 여론을 선동하는 것에 대해 즉각 중단하고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오늘의 사립유치원 회계 사태를 불러온 교육당국의 무책임과 교육청의 직무유기에 침묵해온 여당이 모든 책임을 야당에게 돌리려는 적반하장 식 태도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본회의 시작 10여분 전에 2개의 중재안을 논의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서 본회의가 개의됐다"며 "이러한 법안소위 상황을 무시하고, '한국당이 법안소위 추가논의를 무산시켰다'는 민주당의 황당한 비판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20분만에 유치원법 2개안을 논의하자는 발상이야말로 유아교육제도를 20분짜리로 인식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참으로 개탄스러울 뿐"이라며 "한국당은 차제에 유치원 회계가 투명하고 건전하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의 무모한 힘자랑 대결에 사립유치원 개혁은 강 건너 불구경 꼴이 되고 말았다"며 12월 임시국회에서 '유치원 3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민주당의 고집, 한국당의 무성의가 사립유치원 원장들에게 승리를 안겨줬을 뿐"이라며 "유아교육 문제를 개혁의 수술대에 올려놓고도 손 한번 제대로 써보지도 못한 무능한 국회가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의 중재안에 대한 여야의 수용을 촉구한다. 바른미래당은 학부모의 입장에서 여야의 의견 수렴과 합의 도출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임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