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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정유년(丁酉年) 알린 힘찬 '제야의 종'…"새해엔 희망만"

시민 대표 11명과 타종
보신각 주변 10만여명 운집…촛불집회 인원도 가세

(서울/한상희기자) 서울 종로구 보신각 일대를 가득 메운 시민들의 힘찬 외침에 제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다사다난했던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정유년(丁酉年) 새해가 왔음을 알리는 순간이다.

첫 번째 종이 울리자 시민들은 목청 높여 환호성을 질렀다. 서로 얼싸안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며 덕담도 나눴다. 

손가락으로 브이(V)자를 그리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는 연인과 가족 단위 참가자들도 수두룩했다. 

33번 종을 치는 내내 하늘을 수높은 폭죽을 말 없이 물끄러미 지켜보는 어르신, 머나먼 타국에서 새해를 맞는 외국인들도 눈에 띄었다. 

이번에도 제야의 종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서울시의회의장, 서울시교육감, 서울경찰청장, 종로구청장이 쳤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길원옥 할머니와 '서교동 화재 의인' 고(故) 안치범씨의 아버지 안광명씨, 2016 리우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 장혜진 선수,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전명선 운영위원장 등 11명의 시민대표도 함께 했다. 

박 시장은 "지난 한해 참으로 힘들었다. 2017년 새로운 대한민국은 반칙과 특권이 사라지고 원칙과 상식이 살아있는 나라여야 한다"고 말한 뒤 가수 양희은씨의 노래 '아침이슬'을 불렀다. 시민들은 따라 불렀다.

보신각 일대에서 타종식을 직접 보려는 10만여명의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헌법재판소 탄핵 인용을 요구하는 주말 10차 촛불집회에 참가했던 수 만명까지 가세하면서 그 어느때보다 많은 인파가 몰렸다. 

노원구 하계동에 친구들과 함께 온 서말숙(59·여)씨는 "다리가 불편해서인지 건강이 최고인 것 같다. 가족 모두 건강하길 빈다"면서 "지난해 무거웠던 마음을 털고 올해에는 새로 뽑힐 대통령이 서민들이 잘사는 나라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량진역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한다는 김선태(49)씨는 "김영란법에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까지 겹치면서 매출이 크게 줄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졌으면 한다. 고3이 되는 딸도 원하는 대학에 합격했으면 좋겠다"고 웃어보였다. 

여자친구와 셀카봉으로 사진을 찍던 대학생 정태엽(23)씨는 "곧 군대를 가게 돼 걱정이 많다. 타종 소리를 들으며 별탈 없이 군 복무를 마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소원을 빌었다. 부모님도 건강하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보름 뒤 호주로 출국한다던 선이연(21·여)씨는 "나라를 떠나면 애국자가 된다던데, 지금껏 4차례 주말집회에 참가하면서 느낀 점이 많다. 멀리 가더라도 촛불 소식은 빠짐없이 챙겨볼 생각"이라고 언급했다. 

타종 전후로는 특설무대에서 레이저 쇼 등 축하공연이 마련돼 일찌감치 행사장에 모인 시민들이 묵는 해를 흥겹게 보냈다. 

서울시는 이날 시민들의 늦은 귀가를 돕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 막차를 연장 운행했다. 

지하철 막차 시간은 오전 2시(종착역 기준)로 평소보다 2시간 연장됐다. 보신각 주변을 경유하는 시내버스 42개 노선도 같은 시간 전후로 출발한다. 


종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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