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9 (목)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국회

이번 북한의 반응 주체는 북한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 주목해야 한다

- 김정은의 복잡해진 계산법 보여주는 북한의 첫 반응
- 북한의 고심은 내년 한국 대선까지 남북 관계 방향을 현시점에서 어떻게 잡겠는가 하는 것

[한국방송/박기문기자]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 발표 이후 9일 만에 첫 반응을 보였다. 

공식 입장이 아니라 개인 명의의 논평이지만 미국에 대해서는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집중적인 표현’이라고 하고 우리 대통령을 향해서는 ‘역겹다’는 예의 없는 표현을 썼지만, 전반적인 내용을 보면 고심의 흔적이 보인다.

이번 북한 반응에서 우리가 주목해 봐야 할 점은 

첫째로, 이번 북한 입장 발표 주체가 북한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 나온 논평원 이름과 직함이 ‘국제문제평론가 김명철’이라고 되어 있다. 혹시 지난 시기 북한이 관영 매체에 가끔 내세웠던 일본 조총련계 대북 전문가 김명철이 아닌지 의심이 간다. 지난 시기 북한은 저들의 불만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일본 조총련 계 전문가 김명철을 내세우곤 하였다. 

김명철의 글을 놓고 평양주재 외국대사관에서 북한 외무성에 북한 공식 입장인가고 따지면 일본에 있는 국제문제평론가의 견해이지 공식 입장은 아니라고 한발 물러서곤 하였다. 쉽게 말하면 김명철을 내세워 미국이나 한국의 간을 보는 것이다. 이번에 조선중앙통신이 나온 ‘김명철’이 일본에 있는 조총련 계 김명철이 아닌지 추가 확인이 필요한다.

둘째로, 북한의 이번 반응이 나올 때까지 너무나도 오랜 시간이 흘렀다는 점이다. 실례로 북한은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정상회담 발표 바로 다음 날인 7월 2일 노동신문에 비판 논평을 실었다. 7월 4일에는 ICBM-화성 14형을 처음으로 실험발사했다. 이것은 북한이 문 대통령의 방미 결과가 발표된 지 하루 만에 입장정리가 끝나고 3일 동안 ICBM 발사 준비를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흔히 북한에서는 강경으로 가닥을 잡을 때는 결정 채택 과정이 신속히 이루어진다. 그러나 대화로 방향을 잡을 때는 대화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득실관계를 계산하느라 시간이 걸린다. 이번의 경우를 후자로 볼 수 있다.

셋째로, 이번 논평원의 글을 보면 글의 전반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정책적 비판에 방점이 찍혔고 우리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에 대한 감성적 비판이다. 지난 시기 북한의 대남비난 발언에서 정책비판이 아니라 감성적인 비난은 쉽게 바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총체적으로 보면 북한은 지금까지 나타난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정도로는 미북 대화에 나가기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
적어도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합의 연속성’ 차원에서 8월 한미 연합훈련 중단까지는 지켜 보고 최종 입장을 정립하려 할 것 같다.
이번 대통령의 방미 결과에 대해 정부는 남북 관계와 미북 관계를 선순환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평가하고 있으며 판문점선언과 싱가포르 합의 연속성을 강조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후 국정원장이 미국으로 날아갔다. 현재 한미 당국의 움직임과 이번 북한의 첫 반응을 보면 ‘선 미북 후 남북’이 아니라 2018년 때처럼 ‘선 남북 후 미북’도식으로 갈 가능성이 오히려 더 크다. 만일 북한도 ‘선 남북 후 미북’도식으로 가려 한다면 올해 하반기 남북 관계 흐름을 고려해야 하므로 물리적인 도발로 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더 나아가 김정은으로서는 여러모로 내년 대선에서 진보 정권이 들어서야 유리하다. 당연히 김정은의 계산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2021년 5월 31일 국회의원 태영호


종합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