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문종덕기자] 방글라데시의 한 청소년이 그린 평화를 향한 절규가 세계인의 마음을 울렸다.
전쟁 속에서도 희망을 놓지 않는 어린이를 그린 작품이 40개국 1만 5932명이 참가한 국제대회에서 최고 영예를 안았다.
세계여성평화그룹 IWPG는 지난달 29일 온라인으로 개최한 제7회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 시상식에서 방글라데시 샨토-마리암 창의기술 아카데미 소속 타스피하 타신의 작품 ‘평화를 향한 절규’를 대상으로 선정했다고 1일 밝혔다.
타신의 그림은 전쟁 한복판에서 평화를 외치는 인류의 절박한 메시지를 담았다. 작품 중앙에는 눈을 감고 기도하는 어린이가 서 있고 주변에는 탱크와 미사일, 불타는 건물들이 둘러싸여 있다.
가시 철조망과 손을 뻗는 형상은 전쟁의 고통을 표현했고 연기 속 흰 비둘기와 평화의 상징을 품은 눈, 뒤편의 각국 국기와 유엔 로고는 희망의 목소리를 전한다. 곳곳에 새겨진 ‘제발(please)’이라는 글귀는 작품 전체의 감정을 관람자에게 강렬하게 전달한다.
타신은 수상 소감에서 “혼돈과 파괴로 가득한 것처럼 보이지만 더 깊이 들여다보면 절망 속에서 피어나는 평화를 향한 침묵의 기도가 보인다”며 “기도하는 어린이는 안전을 갈망하고 두려움에 길들여지지 않기를 바라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어린이를 상징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발’은 평화를 선택해 달라는 절박한 외침”이라며 “우리가 슬픔을 딛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평화와 희망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금상 수상 작품 또한 평화를 향한 간절한 바람을 표현했다. 인도네시아 투나스 무다 프라이머리 스쿨의 키안 비리야다르마 야펫 1부문 금상 수상자는 “평화는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흰 비둘기처럼 아름다운 것”이라며 다양한 문화권의 어린이가 손을 잡고 노는 모습을 통해 평화가 함께함 속에서 자란다는 메시지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나라 보고르라야 중학교 세버린 아비게일 부디얀토 2부문 금상 수상자는 세계의 모든 나라를 이어주는 ‘평화의 나무’를 표현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서로 도우며 하나가 될 때 더 나은 미래가 열린다”고 말했다.
필리핀 제너럴 에밀리오 아기날도-바일렌 통합학교의 프린스 알엠 비. 이칸 3부문 금상 수상자는 비둘기와 맞잡은 손을 통해 화합의 메시지를 전했고, 르완다 키쿠키로 고등학교 시우바히로 알랭 프린스 4부문 금상 수상자는 “악수는 이해와 우정을 의미하며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황순규 한국녹색미술협회 회장은 “방글라데시 학생의 작품은 평화에 대한 열망이 마음에서 우러나온 걸작”이라며 “평화는 생명과 같기 때문에 반드시 청소년에게 일깨워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전나영 IWPG 대표는 “아이들은 존중·사랑·용서가 평화라는 답을 이미 알고 있다”며 “그림을 통해 평화의 의미를 배운 어린이들이 자신의 공동체에서 평화를 전하는 단단한 씨앗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상의 평화를 그림으로 보여준 이 어린이들이 이 시대의 가장 아름다운 예술가이자 진정한 평화의 주인공”이라고 강조했다.
제7회 평화사랑 그림그리기 국제대회는 올해 5월부터 6월까지 전 세계 지역별 예선으로 진행됐다. IWPG가 2018년부터 매년 주최하는 이 대회는 어린이·청소년이 그림을 통해 평화의 가치를 표현하고 실천 문화를 확산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올해 주제는 ‘평화를 일상에서 어떻게 실천하고 현실로 만들 수 있는가’였다.
대상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 부문별 금상 수상자 4명에게는 각 50만원이 수여됐으며 은상과 동상 수상자에게는 각각 30만원과 20만원이 지급됐다. 장려상 수상자에게는 상장이 수여됐다.
총 41명의 수상자가 선정됐고 수상작을 포함한 입선작들은 도록에 수록될 예정이다. 시상식에는 수상자와 학부모를 비롯해 전 세계 관계자 등 총 1000여명이 참석했다.
한편 IWPG는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ECOSOC와 글로벌소통국 DGC에 등록된 여성 NGO로 122개국 115개 지부를 운영하며 평화문화 확산, 여성평화교육, ‘지구촌 전쟁종식 평화 선언문 DPCW’ 법제화 촉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