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까지만 해도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등장해 특정 정당이 의석 과반수를 차지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지만 거대 여야 정당이 비례대표용 정당을 만들고, 제3지대 정당의 존재감이 약해지자 다시 과반정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의 독자적 과반이 아니라도 열린민주당, 정의당 등을 포함한 범 진보진영 정당의 과반확보는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정치권의 전망이다.
총선을 5일 앞둔 10일, 민주당 지도부는 연이은 미래통합당의 막말 논란과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힘을 얻어 과반 의석을 낙관하는 메시지를 내고 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9일 당원에게 보내는 메시지에서 "미래통합당에 국회의장을 내주면 안 되고,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아 국정 혼란을 일으키고 정권을 가져가려고 할 것"이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제1당이 돼야 한다. 16년 만에 과반을 넘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같은 날 정태호 서울 관악을 후보 지원 유세에서도 "민주당이 제1당이 되고,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과반수를 넘겨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어갈 수 있는 승기를 잡았다"며 낙관했다.
지난해 12월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여야 '4+1 협의체'가 선거법을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데 대해 "저희가 과반 정당이 되는 가능성을 과감히 내려놓고 다당제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한지 4개월 만에 지도부가 과반 정당 가능성을 언급한 셈이다.
민주당은 자체 분석을 통해 지역구 130+α(플러스 알파)석과 비례의석 17석 확보로 과반 의석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녹색 바람을 일으켰던 국민의당과 같은 제3지대 정당이 사라져 어느 쪽이든 과반 정당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17·18·19대 총선에서는 연속으로 과반 정당이 탄생했다.
탄핵 역풍이 있었던 17대 총선에서는 열린우리당(152석)이, 이명박 정부 집권 직후인 18대 총선에서는 한나라당(153석)이 의석 과반을 차지했다.
이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전면에 나왔던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152석)이 의석수의 절반 이상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