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허정태기자] 북한과 맞닿아있어 ‘금단의 땅’으로 불렸던 비무장지대(DMZ)가 단계적으로 시민들에게 개방된다.
정부는 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통일부, 국방부, 환경부 등 5개 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고 DMZ와 연결된 3개 지역을 ‘DMZ 평화둘레길(가칭)’로 지정하고 이달 말부터 단계적으로 개방한다고 밝혔다.
대상 지역은 9.19 남북군사합의에 따라 GP(감시초소) 철거, 유해 발굴 등 군사적 긴장완화 노력이 이뤄지고 있는 고성(동부), 철원(중부), 파주(서부) 등 3개 지역이다.
시범운영은 고성 지역부터 이뤄진다. 고성에는 통일전망대를 출발해 해안 철책을 따라 금강산전망대까지 방문하는 구간이 조성된다. 통일전망대~금강산전망대 왕복구간을 차량으로 이동하는 별도 코스도 운영된다.
철원은 백마고지 전적비를 출발해 DMZ 남측 철책길을 따라 공동유해발굴현장과 인접한 화살머리고지 비상주 GP까지 방문하는 구간이 만들어진다. 파주는 임진각에서 출발해 도라산 전망대를 경유한 뒤 철거 GP를 방문하는 구간이 조성된다.
DMZ 평화둘레길은 방문객의 안전, DMZ 생태·환경 보존 등에 중점을 두고 운영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방문객 경호에 우리 군을 투입하고, 기존에 사용 중인 도로와 철책 등은 그대로 활용해 인위적인 개발을 최소화할 예정이다.
첫 시범지역인 고성 지역의 방문 신청은 오는 11일부터 행안부 DMZ통합정보시스템 ‘디엠지기’, 한국관광공사 걷기여행 누리집 ‘두루누비’ 등을 통해 할 수 있다. 도보코스와 차량코스는 하루에 2번씩 운영될 예정이며 각각 20명, 80명씩 이용할 수 있다. 참가자가 많을 경우 추첨을 통해 결정한다.
DMZ 평화둘레길의 공식 명칭은 지리적 특수성과 평화염원 메시지 등이 함축돼 표현될 수 있도록 대국민 명칭 공모를 통해 4월중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정부는 “DMZ 평화둘레길 개방은 남북분단 이후 DMZ를 처음으로 개방하는 것으로, 국민이 평화를 체감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전쟁의 상흔과 남북분단의 상징이었던 DMZ가 평화적 이용을 통해 한반도 평화번영의 전진기지를 넘어 세계생태평화의 상징지대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