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허정태기자] 동해선 철도 북측구간에 대한 남북 공동조사를 마친 우리 조사단이 귀환 후 "궤도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아 급속한 운행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전체적으로 경의선과 대동소이한 선로상태"라고 조사결과를 밝혔다.
17일 공동단장인 임종일 국토교통부 철도건설과장은 동해선 남북출입사무소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두만강까지는 시속이 30㎞ 내외"라며 "(함경북도) 나진이나 청진을 넘어갈 때는 속도가 조금 빠르게 나올 수 있는데 그전까지는 선로의 종단구배(종단 기울기)가 낮고 급했다"고 덧붙였다.
임 단장은 "금강산선은 1997년에 궤도공사를 한번 했던 선인데 벌써 20년이 지났다 보니 굉장히 많이 노후화됐고 특히 교량이나 터널 10㎞ 정도가 굉장히 노후화돼 있다"며 "현재 열차가 다니지 못하고 일부 구간에서 필요할 때 다닐 수 있는 상황이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8일부터 동해선 금강산~두만강 구간 800㎞를 조사한 남북 공동조사단은 이러한 이유로 금강산~안변 구간에서 열차를 운행하지 않고 버스로 이동하며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또 다른 공동단장인 박상돈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회담 2과장은 "안변에서 두만강까지는 (열차가) 정기적으로 운행돼 북측에서도 사정에 맞게 관리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임 단장은 "기본적으로 육안 검사를 했고 휴대용테스트기로 주요 구조물, 교량이나 터널, 옹벽 등을 구체적으로 테스트했다"며 "종합 결과를 내려면 관계기관과 전문가 회의 등을 통해 조금 더 북측 철도를 파악하고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초부터 구체적인 추가조사나 정밀조사가 필요하단 것을 (남북이) 서로 공감했다"며 "북측과 협의해서 내년에는 어떤 일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 하는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서로가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10일간 이뤄진 남북 동해선 철도 북측구간 공동조사에는 우리 조사단원 28명과 북측 조사인력 30명가량이 참여했다. 북측은 경의선 조사 때와 같은 인원들이 동해선 조사에도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10여명이 바뀌었다.
박 단장은 "(북측 조사단과) 터널·교량·노관이라든지 건축물을 공동으로 조사한 후 서로 기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분야별 실무협의를 하고 필요한 부분은 계속 상의하면서 이동했다"고 밝혔다. 그는 "기본적으로 공동의 목표를 갖고 (있고) 이번 공동조사가 철도 연결과 현대화의 첫걸음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서로 협력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지 공동조사 이후에는 기본계획 수립, 추가조사 설계 등을 진행해 나가고 26일에는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남북공동행사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