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김은숙기자] 개나리, 매화, 진달래처럼 반가운 봄꽃이 피는 계절이 돌아왔다. 커피 한 잔 들
고 따뜻한 봄볕을 느끼며 어디든 걷고 싶어지는 요즘. 도심 속 역사의 숨결을 따라 걸어보면 어
떨까?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에서는 2022년 진행될 서울역사문화답사 주제와 일정을 소
개하고자 한다.
서울역사편찬원은 매년 시민들과 함께 서울사람들의 삶과 역사의 흔적을 찾아 곳곳을 답사하는
<서울역사문화답사>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까지 북한산ㆍ도봉산 등 외사산 일대, 한강 일대,
인왕산ㆍ백악ㆍ낙산ㆍ남산 등 내사산 일대 권역별 답사를 마무리하고 그 결과물을 《서울역사답
사기》 시리즈로 발간한 바 있다. 올해는 “역사 속 한 장면을 따라 서울의 길을 걷다.”라는 주제로
한양에 살았던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알아보고자 답사를 기획했다.
이번 답사에서는 왕들이 걸었던 한양의 여러 발자취를 따라가 보고자 한다. 조선시대 왕들은 종
묘ㆍ사직의 제례나 성묘를 위해 출궁하기도 했으며, 그 길에서 백성들의 고충을 듣는 시간을 갖
기도 했다. 1691년 정릉 참배갔다 돌아오는 길에 동관왕묘에 들른 숙종, 1760년 청계천 준천을
점검하며 백성들을 만났던 영조, 1795년 어머니를 모시고 효행길에 나섰던 정조 등 사료 속 다
양한 역사의 현장을 찾아본다.
한양에는 많은 관료들도 살았다. 이들 중에는 《이재난고》를 남긴 황윤석(1729~1791)처럼 과거
에 급제해 관청으로 출퇴근했던 상경한 선비들도 있었다. 과거에 합격한 선비들은 양반이긴 했
으나 비싼 한양의 집 값으로 녹녹치 않은 서울살이를 했다고 한다. 성균관과 반촌, 의정부 등 관
청을 오갔던 관료들의 삶과 발자취를 답사에서 알아보고자 한다. 한편, 오늘날 외교관인 조선통
신사들을 따라 걷는 답사도 준비되어 있다. 신유한(1681~1752)은 《해유록》에서 일본 사행에 대
한 시록을 남겼다. 일본의 풍습과 문물에 대한 내용도 많지만 이번 답사에서는 한양에서 길고 긴
출행의 길을 나섰던 조선통신사들의 걸음을 쫓아본다.
또 서민들의 일상과 관련한 길을 주제로 구름처럼 사람이 모였던 운종가와 시장길, 도성 치안을
위해 순찰했던 순라길, 서민들의 뒷골목 피맛길도 답사하고자 한다. 무심코 지나쳤던 도심의 길
들이 사실은 2천년 서울 사람이 살아온 역사의 흔적이라면 어떨까? 일상의 새로운 재미를 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서울역사편찬원은 지난 3월 26일(토) 시장길을 시작으로 2022년 서울역사문화답사의 문을 열었
다.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라 소규모의 시민들만 참여한 답사였지만, 조선시대 역사학자와 함
께 운종가와 이현, 청계천 주변을 중심으로 발달한 한양의 상업을 알아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한 참가자는 “그동안 종로를 그저 시내거리로만 생각했습니다. 오늘 답사를 통해 역사유적 흔적
들도 찾아보고 종로거리를 새롭게 볼 수 있어서 참 좋았습니다.”라고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서울역사문화답사는 4월부터 6월, 9월부터 11월까지 총 6차례 남았다. 매달 1차례씩 운영되며,
완화된 사회적거리두기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30~50명씩 점차 참가원을 늘릴 예정이다. 매회 추
첨을 통해 참가자를 선발하며, 4시간 정도 도보 답사가 무리없는 성인이라면 누구나 신청이 가
능하다.
서울역사문화답사에 관한 사항은 서울역사편찬원 홈페이지(history.seoul.go.kr)→서울역사 함께하기→서울역사 문
화답사에서 알아볼 수 있고, 보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역사편찬원(☎413-9511)로 문의하면 된다.
이상배 서울역사편찬원장은 “올해 계획된 모든 답사에 참여한다면 역사를 통해 왕부터 관료, 서
민까지 한양 사람들의 삶을 한층 더 가깝게 느끼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잘 알지 못해 지나쳤던 2
천년 역사의 현장을 함께 공부하고 생각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