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실장 협의가 그제(2일) 미국에서 진행되었다. 3국 협의가 끝난 후 서훈 국가안보실장은“한미일은 북미 협상의 조기 재개를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대해서 뜻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그리고 어제(3일) 열린 한중 외교부장관 회담에서 정의용 장관은 왕이 외교부장에게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한반도 평화 프로세스’가 실질적으로 진전해나갈 수 있도록 중국 정부가 계속 건설적인 역할을 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한미일 공조와 한중 협의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김정은도 곧 시진핑과 만난다고 한다. 이는 지난 한미 외교·국방장관 회담 당시 서훈 실장이 밝힌 내용이다. 조만간 있을 바이든 행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 발표와 북·중정상 회담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국제정세가 급박하게 전개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필두로 하는 본인들의 대북정책 기조를 어떻게든 바이든의 새 대북정책에 반영하고자 할 것이고, 북한이 기대있는 중국을 설득해 비핵화 협상의 문을 열고자 하는 의지가 매우 강한 듯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주요 당사자인 미국과 북한의 생각은 다른 듯하다.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까지 언급하며 상황을 급반전시키려 노력하고 있지만, 북핵 문제 관련 미국 국무부, 백악관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해 보면 미국은 실무진 협상 중심의 단계적, 정석적 외교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이 거의 확실하다. 김정은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버리고 있다는 것을 최근 김여정의 담화를 통해 확연히 알 수 있다.
‘급한 길도 돌아가라’는 옛말이 있다. 현 상황과 앞으로의 북핵관련 미북협상에 딱 맞아 떨어지는 말이다. 3번의 남북정상회담 2번의 미북정상회담을 이끌며 숨 가쁘게 달려온 문재인 대통령이다. 물론 긍정적 성과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이제 우리 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제재와 압박 그리고 외교적 대응에 발맞춰 장기적 관점으로 북핵 협상을 이끌어야 할 것이다.
2021년 4월 4일
국민의힘 국회의원 태영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