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송/김주창기자] 전북특별자치도가 2036년 하계 올림픽 국내 유치 후보 도시로 선정됐다.
전북도는 28일 서울 송파구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대의원 총회에서 61명 대의원 투표 결과 49표를 얻어 서울(11표)을 제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날 후보 선정 투표엔 올림픽 38 종목 중 회장 선거가 늦게 치러져 투표인단에 포함되지 않은 대한축구협회를 제외한 종목 단체 대의원 61명이 참여해 한 표씩 던졌다. 무효가 1표 나왔다.
투표에 앞서 서울시와 전북도 순으로 각각 45분 프리젠테이션 시간을 가졌고, 15분 질의응답과 평가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 등 절차를 거쳤다.
2014년 동계 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해 무주를 개최 도시로 내세웠으나 강원도 평창에 국내 유치 후보 도시 자리를 내줬던 기억이 있던 전북은 이번엔 적극적인 선거 운동과 체계적인 준비로 수도 서울을 눌렀다.
하계 올림픽을 두 번 이상 개최한 나라는 미국(4회), 영국, 프랑스(이상 3회), 호주, 그리스, 일본, 독일(이상 2회) 등 7국뿐이다.
전북도가 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한국은 하계 올림픽을 두 개 이상 도시에서 개최한 4번째 국가가 된다. 미국이 세인트루이스(1904년), 로스앤젤레스(1932·1984·2028년), 애틀랜타(1996년)에서 올림픽을 열거나 열 예정이고, 독일이 베를린(1936년), 뮌헨(1972년)에서 올림픽을 개최했다. 호주도 멜버른(1956년)과 시드니(2000년), 브리즈번(2032년) 등이 돌아가며 개최지가 됐다.

2036년은 한국이 1988 서울 올림픽을 개최한 지 48년이 되는 해. 마라토너 손기정이 1936년 독일 베를린 올림픽에서 일장기를 달고 한국인 최초로 금메달을 딴 지 100년 되는 해이기도 하다.
전북도는 올림픽 유치 명분으로 ‘지방 도시 연대’를 통한 국가 균형 발전 실현을 내세웠다. 이른바 ‘비수도권 연대’로, 전북도는 올림픽을 유치하면 대구스타디움에서 육상 경기를 개최하고, 광주(양궁장·남부대 시립국제수영장)와 충북 청주(청주다목적실내체육관), 충남 홍성(충남 국제테니스장), 전남 고흥(남열해돋이해수욕장) 등 전국적으로 대회를 분산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IOC가 지향하는 인접 도시 연대를 통한 비용 절감 요구에 부합하고, 지역 균형 발전에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현재 2036년 하계 올림픽을 놓고 인도(아마다바드)와 카타르(도하), 인도네시아(누산타라), 튀르키예(이스탄불), 칠레(산티아고), 헝가리(부다페스트) 등 10여개 국가가 유치 경쟁에 뛰어든 상황이다.
국제 스포츠계에선 인도와 인도네시아, 카타르 등 아시아 국가들이 유력 후보로 꼽히는 분위기. 세계 1위 인구 대국인 인도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올림픽 유치에 대해 “14억 인도인의 꿈”이라고 강조할 만큼 정부가 대규모 투자를 약속하면서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건설 중인 새 행정 수도 누산타라에서 올림픽을 열겠다는 계획이다. 필수 시설의 80%가 이미 존재하는 등 풍부한 스포츠 인프라를 자랑하는 카타르는 중동 첫 올림픽 개최를 노린다. 한국은 동·하계 올림픽과 월드컵 등 대형 이벤트를 두루 개최한 경험이 강점이다.
2036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할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오는 3월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총회에서 새 위원장이 선출되고, 6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뒤 새 집행부 체제에서 2036 올림픽 개최지 선정 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2028년 하계 올림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2032년 대회는 호주 브리즈번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