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송/최동민기자]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8월 이 대통령 방일에 이어 세번째다. 특히 양국 정상이 한국에서 서울 이외의 장소에서 만나는 것은 2004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제주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21년 만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사회 문제부터 경제 문제를 넘어서 안보 문제, 더 나아가 정서적 교감도 함께 하는 그런 아주 가까운 한-일 관계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격변하는 무역 질서에 대응해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서 함께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30일 부산 누리마루 아펙(APEC)하우스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과 일본은 여러가지 측면에서 비슷한 과제를 안고 있는데 그중의 하나가 아마도 수도권 집중 문제이고 총리께서 각별히 지역 균형 발전, 지방 발전에 관심이 높으신데 그 점은 저도 너무나 똑 닮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시바 총리는 “부산은 조선통신사가 일본으로 출발한 곳이기도 하다”며 “조선통신사가 상징하듯 활발한 교류를 통해 양국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공통의 이익을 찾아 협력해온 것은 매우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30일 한-일 정상회담을 위해 부산 누리마루 아펙(APEC) 하우스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8월 이 대통령 방일에 이어 세번째다. 특히 양국 정상이 한국에서 서울 이외의 장소에서 만나는 것은 2004년 당시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제주에서 노무현 대통령과 회담한 이후 21년 만이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정상회담을 마친 뒤 출입기자단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이 격변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 질서 속에서 한·일 양국이 유사한 입장을 가진 이웃이자 글로벌 협력 파트너로서 국제사회의 과제 대응에 함께 행동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전했다.
이번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이 ‘역사를 정면으로 마주하지 않으면 밝은 미래를 마주할 수 없다’고 말한 이시바 총리의 유엔 연설 내용을 언급하며 “과거를 직시하고 밝은 미래로 가자는 내 생각과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그 부분에 대해 말씀해주신 것에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말했을 뿐 과거사에 대해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고 강 대변인은 밝혔다. 아울러 이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고 일본 정부의 협력을 당부했다. 이어 두 정상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양국 정상은 이날 회담을 통해 지난 8월23일 한·일이 합의한 ‘한·일 공통 사회 문제 대응과 관련된 협의체’ 세부 운용 방안에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공동 발표문’을 통해 “한·일 양국 정부는 △저출산·고령화 △국토 균형성장 △농업 △방재 △자살대책 등을 포함한 한·일 공통 사회 문제에 관해 함께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고, 이날 1차 회의를 열었다.
양국 정상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산책과 친교 만찬을 했다. 만찬으로는 이시바 총리의 고향인 돗토리현에서 자주 먹는 대게 요리를 시작으로 민어와 오골계를 넣은 적 등이 준비됐다. 김혜경 여사는 이석증으로 이번 정상회담에 동행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