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취업 한국청년 일본, 미국 다음 싱가포르”

  • 등록 2019.11.18 23: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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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안영집 주 싱가포르 대한민국 대사 인터뷰

“싱가포르와 한국은 공통점이 많습니다. 양국 모두 사람에 대한 투자와 부단한 혁신으로 놀라운 경제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자유롭고 개방된 경제, 역내 평화와 안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향해서도 함께 협력해왔습니다.” 2018년 7월 12일 싱가포르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싱가포르에 대해 한 말이다. 싱가포르는 어떤 나라일까? 양국 협력에서 방점을 찍고 볼 대목은 뭘까? 안영집 주 싱가포르 대한민국 대사에게 물어봤다.

안영집 주 싱가포르 대한민국 대사.(사진=주 싱가포르 대한민국 대사관)

싱가포르는 어떤 나라인지 소개해주세요. 
= 싱가포르는 국토가 좁고 부존자원이 거의 전무한 어려운 여건에서도 적극적인 대외개방형 경제발전전략을 채택해 2018년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 6만 4000달러를 달성한 선진국이자, 세계적인 비즈니스 중심지입니다. 중개 무역항의 입지를 충분히 활용하고 대부분의 수입 물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무역자유화 정책을 시행해 2018년 기준으로 3660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세계 2위의 물류 중심지가 됐습니다.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해 다국적기업의 거점 국가가 됐으며, 세계 100여 개국 380여 개 도시를 연결하는 창이공항을 통해 세계적 항공 허브로서 기능하고 있습니다. 또 런던과 뉴욕에 이은 세계 3위의 외환시장으로 국제적인 금융 중심지일 뿐 아니라, 세계 3위의 원유거래 시장이기도 합니다.

한국에 대한 싱가포르인들의 인식은 어떤가요? 
= 싱가포르 국민은 한국을 짧은 시간에 엄청난 경제발전과 민주화를 이룩한 국가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특히 싱가포르가 많이 수입하는 한국산 휴대전화, 자동차, 선박, 여러 가전제품을 거론하면서 제조업 강국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최근에는 K­–팝과 K­–­드라마 등 한류 콘텐츠에 대해 매우 친밀감을 보이며, 세대별로 즐기는 한국 문화가 현지인들의 대화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한식에 대한 선호도도 높아져서 싱가포르 전역에 200개가 넘는 한식당이 성업 중입니다.

“혁신동력 공동창출 노력 조만간 결실”

양국 간 교류와 협력이 가장 활발한 분야, 그 분야의 가능성을 말씀해주세요. 
= 인적교류와 경제적 교류가 가장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인구 560만 명에 불과한 싱가포르에서 2018년 한 해에만 23만 명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한국에서도 같은 기간 63만 명이 방문했고요. 올해부터는 부산­­–싱가포르 직항 노선이 개설돼 양국 간 더 많은 인적교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중 간 무역전쟁으로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교역량이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올해 한국과 싱가포르의 교역량은 예년 수준을 웃돌 만큼 경제교류가 활발합니다. 특히 2018년 한국의 금융위원회와 싱가포르 통화청 간에 ‘핀테크 업무협약(MOU)’을 개정한 이래 양국 핀테크 기업의 상호 진출도 활성화되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대사관으로서는 우리 기업에 도움을 주기 위해 9월 싱가포르 핀테크 관련 규제해설서를 발간한 바 있고, 규제 샌드박스 설명회도 예정하고 있습니다.

2018년 7월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 방문으로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부와 싱가포르 기업청이 체결한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협력 MOU’에 따른 양국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상호 진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혁신동력의 공동창출 노력이 조만간 결실을 볼 것으로 기대합니다.

양국의 교류, 협력 등이 잘 이뤄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요? 
= 서로 상대방에 매력이 있는 국가가 돼야 교류 협력이 활발해진다고 봅니다. 자국의 장점을 최대한 알리고 그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기본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공공외교를 활성화해 양국 주요 인사 간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일반 국민들이 우리에 대한 호감과 이해도를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싱가포르의 경우 한국 문화와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은 만큼 경쟁력 있는 우리 문화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며, 한국어 학습 저변을 넓히고자 한국어 교육 교재와 강사 공급, 우수 장학생 선발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 이후 양국 교류 상황은 어떤가요? 
= 2018년 7월 문 대통령의 국빈 방문 시 체결된 △4차 산업혁명 MOU △스마트 그리드 협력 MOU △해외 스마트시티 공동 진출 MOU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바이오,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 태양광 분야에서 양국 공동으로 연구개발(R&D) 과제를 선정할 예정입니다. 스마트 도시 협력과 핀테크 분야의 협력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한편 8월 우리 대사관과 라자나트남 국제대학원(RSIS)이 공동으로 한반도 정세 워크숍을 개최하는 등 최고 수준의 연구진과 우수한 싱크탱크를 보유한 싱가포르 측과 학술교류도 활발해졌습니다.

“중동 3개국 제외한 우리의 최대 해외 건설시장”

정부의 신남방정책에서 싱가포르가 갖는 중요성은 무엇인가요? 
= 싱가포르는 신남방정책의 세 가지 축인 ‘3P’(사람(People)·상생번영(Prosperity)·평화(Peace)) 분야별 협력이 매우 활발히 이뤄지고 있어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인적교류 측면에서 2018년 한·싱가포르 상호 방문객이 86만 명을 달성해 2013년 이후 5년 사이에 약 30%나 증가했습니다. 싱가포르 현지에 취업한 우리 청년 수는 최근 3년(2015~2018)간 약 1550명으로 일본, 미국에 이어 3위를 차지했습니다. 싱가포르 내 한류 인기도 매우 높아 향후 양국 간 인적교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상생 경제협력 측면에서 보면, 싱가포르는 △비즈니스·금융·교통·물류의 허브 △1인당 GDP 6만 4041달러의 소비 선도시장 △4차 산업혁명 등 선진 기술에 앞장서는 혁신 주도 국가로서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고 협력할 기회가 많은 곳입니다. 또 중동 3개국을 제외한 우리의 최대 해외 건설시장으로,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할 가능성도 매우 높습니다.

평화 및 안보 구축 측면에서 봤을 때도 싱가포르는 한국의 중요한 파트너입니다. 싱가포르는 2018년 6월 제1차 북미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개최했을 뿐만 아니라, 2018년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 관련 아세안의 지지를 이끌었습니다. 또 아세안·싱가포르 사이버안보센터(ASCCE) 출범을 주도하는 등 사이버 안보를 비롯한 새로운 안보 논의를 이끌면서 평화롭고 안전한 역내 안보 환경을 구축하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위클리공감]

문종덕 기자 ibusan@ikbn.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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