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방송/박기문기자] 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29일 정계 은퇴와 탈당을 선언했다.
홍 전 시장은 이날 오후 2차 대선 경선 결과가 나온 뒤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조기졸업했다”며 “이번 대선에서 제 역할을 여기까지”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지난 30년 동안 저를 돌봐준 국민 여러분, 당원 동지 여러분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며 “이제 저는 시민으로 돌아가서 시장에서 거리에서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일개 시민으로 남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더 이상 정치 안하겠다. 이제 갈등의 현장에서 벗어났으면 한다. 고맙다”며 90도 인사한 뒤 퇴장했다.
앞서 홍 전 시장은 여의도 당사에서 2차 경선 결과가 발표된 직후 “이제 시민으로 돌아가겠다.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좀 편하게 살도록 하겠다”며 “이번 대선에서 저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피력했다.
그는 sns를 통해 “내일 30년 정들었던 우리당을 떠나고자 한다”며 “더 이상 당에서 내 역할이 없고 더 이상 정계에 머물 명분도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며 “갈등과 반목이 없는 세상에서 살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홍 전 시장은 서울지검 강력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하면서 당시 6공 황태자로 불리던 박철언 전 의원을 구속해 일약 스타 검사로 떠올랐고, TV드라마 ‘모래시계‘가 인기를 끌면서 ’모래시계 검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당선돼 첫 여의도에 입성한 뒤 18대까지 내리 4선을 했고, 21대까지 5선 의원을 지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와 당 대표, 경남도지사 등을 역임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으로 치러진 2017년 19대 대선에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석패했다.
홍 전 시장은 이번 국민의힘 대선 경선을 앞두고 대구시장직을 사퇴하는 배수진을 쳤으나 최종 경선 2강에 들지 못하고 2차 경선에서 분루를 삼켰다. 캠프 사무실도 대선 본선에 대비해 다른 경선 후보들보다 큰 규모로 차렸으나 의미가 없게 됐다.
최종 경선에 진출한 김문수 후보는 홍 후보에게 편지를 보내 “정계 은퇴, 지금은 아니다”라며 “이 나라가 위태로운 지금, 홍 후보의 자리는 여전히 국민의힘 맨 앞자리”라고 만류했다.
김 후보는 이어 “홍 후보는 ‘모래시계 검사’로, 저는 노동운동가로 출발은 달랐지만 보수당 한 길에서 만나 대한민국을 제대로 만들겠다는 뜨거운 마음만큼은 같았다”며 “백척간두에 선 자유민주주의, 기울어가는 보수당, 이 절박한 시기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특히 “지금은 홍 후보가 은퇴할 때가 아니다. 보수당을 바로 세우고 자유대한민국을 지켜내는데 힘을 북돋아 달라”며 “지금은 아니다. 아직 마지막 싸움이 남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