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뉴스/김동현기자) 첨단과학기술은 이미 우리 사회 많은 부분에 관여하고 있으며,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의·식·주에 접목된 스마트 기술과 드라마나 영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드론, 무엇이든 입체적인 사물로 만들어내는 3D 프린팅 기술, 게임과 놀이시설에 활용되고 있는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AI)까지, 첨단과학기술은 우리가 과거에 접하지 못한 편리함과 유익함을 제공하고 있다.
그럼 재난안전 분야에서는 어떨까? 최근 들어 사람의 접근이 곤란한 위험지역에서는 드론이나 로봇 장비를 활용하여 인명을 구조하거나 재난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영화 ‘터널’에서는 매몰현장 상황의 피해파악과 인명구조를 위해 드론을 활용한다. 물론 적절한 활용사례로 보기는 어렵지만 재난현장에서 드론을 비롯한 첨단과학기술이 그만큼 중요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최근 재난 안전사고는 복합적인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있어 과학적인 원인규명과 첨단과학조사 장비를 활용한 안전 진단이 두드러지고 있다.
국민안전처도 이러한 시대적 흐름에 따라 재난위험지역에 대해 첨단과학조사 장비를 활용하여 지속적인 안전진단을 실시하고 있다.
현재 국민안전처 소속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드론을 비롯하여 3차원 정보취득 특수차량, 로보틱스, 무인관측보트 등 첨단조사장비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장비들은 붕괴, 화학, 환경오염 등 재난안전 전 분야에 걸쳐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경주 마우나 리조트 붕괴사고(2013년), 부경대 축제 붕괴사고(2016년),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 조사(2016년), 지반함몰위험 조사(2016년)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재난위험지역에 대한 안전진단 뿐만 아니라, 재난현장의 정밀한 정보를 취득하여 과학적 원인조사를 수행하고 유사사고의 재발방지를 위한 법·제도 개선에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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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명구조를 시연하는 해양구조 멀티콥터. (사진=연합뉴스) |
이처럼 첨단과학조사 장비는 어떠한 장점이 있기에 재난안전 진단에서 필요한 것일까?
첫째, 첨단과학조사 장비를 활용한 안전진단을 통해 진단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 기존의 방법은 조사자에 따라 결과가 상이할 수 있어 신뢰도가 낮았다. 하지만, 첨단과학조사 장비를 이용한 정밀 조사를 통해 조사자의 경험에 무관한 부분까지 객관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둘째, 국민 생활 속 재난위험을 진단하여 재난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재난과 안전사고 발생은 예측불허이다. 특히 고도화된 현대사회에서는 어떤 유형의 사고가 일어날지 예측하기 어렵다. 따라서 재난과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첨단과학조사 장비에 의한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며, 발생할 재난안전사고를 사전에 감지하여야 한다.
셋째, 재난안전 관련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우리나라는 IT 분야의 발달로 현재 드론, 로보틱스, 센서 등 특정분야의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향후 웨어러블, 인공지능 등 최신 트렌드 반영을 통해 재난안전 관련 과학기술 및 산업 발전을 유도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재난안전을 위한 효과적인 정책 결정 및 법·제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첨단과학조사 장비는 재난안전에 대해 객관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이는 국가의 정책을 개발하고 법·제도를 개선하기 위한 의사결정도구로서 기초적인 자료로 활용할 수 있어 매우 유용하다.
큰 둑도 개미구멍으로 무너진다는 제궤의혈(堤潰蟻穴)이란 말이 있듯이 사소한 결함이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겨 사전에 손을 쓰지 않으면 큰 재앙이 올 수 있다. 이는 결국, 사전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의미한다. 재난안전사고도 마찬가지로 사전에 예방하지 않으면 더 큰 사고 발생 및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첨단과학조사 장비를 활용한 재난안전 진단은 재난과 안전사고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안전을 보장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