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레벨4 완전자율주행 상용화…AI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 가동

  • 등록 2026.03.17 13:5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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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책주간지 <K-공감>

[한국방송/최동민기자] 생산연령인구 감소와 투자 위축, 생산성 정체가 맞물리면서 국내 경제의 잠재성장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잠재성장률이 2030년대에는 1% 초중반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차세대 성장 산업 부재 속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모빌리티(Mobility) 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모빌리티는 자율주행차와 도심항공교통(UAM)처럼 인공지능(AI)·데이터·정보통신기술(ICT)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기존 교통체계의 이동성과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미래형 교통 시스템을 뜻한다. 교통 인프라를 비롯해 여객·물류 서비스,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 영역의 혁신을 촉진할 수 있어 기술 주도의 성장 전략에 적합한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시장 전망도 긍정적이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자율주행차 시장은 2024년 약 56조 원에서 2030년 192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UAM 시장 역시 2030년 80조 원에서 2040년 800조 원 규모로 확대(K-UAM 로드맵)될 것으로 예측된다. 

 

미국은 구글과 테슬라 등 민간 기업을 중심으로 기술 혁신을 이끌고 있고 중국은 국가 주도의 대규모 투자를 통해 모빌리티 산업을 전략적으로 육성하며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스타트업 중심의 생태계 속에서 기술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고 AI 기반 기술 전환도 더딘 편이어서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에 정부는 향후 5년간 모빌리티 정책의 방향을 제시하는 '2030 모빌리티 혁신성장 로드맵'을 수립했다. AI 기술을 교통과 도시 전반에 적용해 이동 방식 자체를 근본적으로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자율주행 강국 도약 ▲도심항공 모빌리티(UAM·드론) ▲탄소중립 모빌리티 ▲일상 모빌리티 ▲모빌리티 기반 도시·공간 등 5대 분야를 축으로 전방위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 골자다. 이르면 2027년에는 사람이 운전하지 않아도 스스로 달리는 자율주행차가 일상에서 운행되고 2028년에는 하늘을 나는 UAM 서비스가 공공 부문부터 도입될 전망이다.

 

자율주행 강국 도약, 하늘길 이동 혁신

 

정부는 2027년 AI 기반 레벨4 완전자율주행 상용화를 목표로 도시 단위 자율주행 실증을 본격화한다. 레벨4는 운전자나 승객의 조작 없이 차량을 운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단계다. 정부는 2026년 광주광역시에 자율주행차 200대를 투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규모 실증에 착수할 계획이다. 동시에 실주행 데이터를 표준화해 통합·공유하는 자율주행 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하고 '실증→데이터 수집→학습'으로 이어지는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 개발체계를 갖춘다.

 

자율주행 화물차를 활용한 장거리 물류 운송 실증도 본격 추진한다. 정부는 고속도로 전 구간을 자율주행차 시범운행지구로 지정하고 물류 터미널 간 장거리 운송에 자율주행 트럭을 투입한다. 자율주행차와 일반 차량이 함께 달리는 환경에서 안전한 교통 관제를 구현하기 위해 자율차 운행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분석·활용하는 연구도 병행한다. 아울러 데이터 축적과 주민 이동권 확대를 위해 벽오지와 농어촌 등 대중교통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차량 운행을 넓혀갈 예정이다. 

 

실증 확대를 가로막는 제도적 장벽도 손질한다. 정부는 자율주행 업계와의 핫라인을 통해 기술 개발, 인허가, 운행 규제 등 현장의 애로를 발굴하고 '선 허용, 후 규제' 원칙을 적용할 계획이다. 그간 발표한 규제 합리화 과제는 2026년 안에 모두 정비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관제·대여·중개·관리 등 자율주행 전반을 아우르는 '자율주행 서비스 사업' 제도화도 추진한다. 비상 상황에 대비한 자율주행차 원격제어 제도를 정비하고 사고 책임을 이행하기 위한 안전관리 사업을 도입하며 로보택시·셔틀 등을 중개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육성한다. 

 

도심항공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2028년 공공 서비스 중심의 UAM 상용화를 시작으로 2030년 민간 주도 서비스 도입을 본격 지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7년까지 기체 인증과 사이버 보안 등 안전체계를 정비하고 2028년까지 공공 인프라 기반을 구축한다. UAM 핵심기술 확보를 위해 기초·성장기·미래형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실증→초기 상용화→본격 상용화'로 이어지는 단계적 상용화도 추진한다.

 

일상 속 모빌리티 혁신

 

드론 분야에서는 국산화 확대 지원책이 마련된다. 정부는 소방·항공·농업 등 활용도가 높은 5대 분야를 중심으로 드론 완성체와 모터, 영상송수신장치 등 핵심 부품·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드론이 국민의 일상 속으로 더욱 가까이 다가올 수 있도록 드론특별자유화구역과 드론공원 등 비행 가능 공역도 대폭 넓힌다. 드론특구는 드론 비행 규제 6종을 면제하거나 간소화하는 지역이고 드론공원은 일반 시민이 취미·레저 목적으로 드론을 자유롭고 안전하게 날릴 수 있도록 조성한 공간이다.

 

정부는 드론 전용 제조 기반 확충에도 나선다. 맞춤형 정책 발굴과 기업 간 기술 교류를 위해 '드론 산업 얼라이언스'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산업 성장에 필요한 협력과 소통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는 드론 전용 시설과 전문 인력 등 국내 생산 기반도 확충한다.

 

탄소중립 모빌리티로의 전환 역시 속도를 낸다. 정부는 신차 가운데 친환경차 비율을 2030년 40%, 2035년 70%까지 끌어올리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2035' 달성을 뒷받침한다. 전기차 배터리 인증제를 본격 시행하고 구형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개선장치를 개발해 배터리 안전성을 높인다. 배터리 서비스 산업 육성을 위해 배터리 리스·교환 실증 사업과 제도화도 함께 추진한다. 사용후 배터리의 순환 이용과 안전 관리를 위한 성능평가·안전검사 제도도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수소 전세버스 차령 연한 완화 등을 통해 수소버스 보급을 확대하고 수소열차 실증과 하이퍼튜브 테스트베드 착공 등 다양한 미래 친환경 모빌리티 도입도 지원한다. 

 

국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생활 속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다양한 이동 수요에 대응하는 서비스 혁신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정부는 자율주행 기술 도입을 준비하고 공공 플랫폼을 구축해 수요응답형 교통체계(DRT) 활성화 기반을 마련한다. 더불어 법 제정을 통한 개인형 이동장치(PM) 관리 강화, 원격운전 도입을 위한 제도 개선, 통합교통서비스(MaaS) 앱 고도화 등을 추진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형 모빌리티 서비스를 구현한다. MaaS는 다양한 교통수단의 정보를 통합·중계해 하나의 앱 안에서 경로 탐색과 좌석 예약 등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모빌리티 기반 도시·공간 분야는 AI와 모빌리티를 융합해 국토와 도시, 건축물 전반에 적용하고 모빌리티를 위한 공간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율주행차와 UAM 등 기계가 활용할 수 있는 고정밀 공간정보를 구축해 미래 모빌리티의 광범위한 활용 기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3D 공간정보와 실내 공간정보 등 미래 모빌리티에 활용될 고정밀 공간정보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AI 모빌리티 국가시범도시 조성, 로봇·모빌리티 친화적 건축을 위한 '스마트플러스빌딩법' 제정 등을 추진한다.

 

K-자율주행 협력모델 선정

 

정부는 이번 혁신성장 로드맵 발표에 이어 'K-자율주행 협력모델' 참여기업도 선정했다. 자율주행 실증도시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자동차 제작사, 보험사, 운송 플랫폼사가 참여하는 협력 구조다. 차량 공급과 전용 보험, 서비스 운영체계를 하나로 묶어 자율주행 기업이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적이다.

 

자동차 제작사와 운송 플랫폼사로 현대자동차, 보험사에는 삼성화재가 각각 선정됐다. 국토교통부는 협력모델 참여기업과 함께 자율주행 기업 지원 방안 논의에 착수하고 4월 말 실증도시 참여기업 공모가 마무리되면 본격적인 기술 협력에 나설 예정이다.

 

자율주행 실증도시 지정
광주 전역이 실험실…자율주행차 200대 달린다

 

광주광역시 전역이 자율주행차 실증 공간으로 활용된다. 정부는 국내 최초로 도시 전체를 자율주행 실증도시로 지정해 실제 시민이 이용하는 도로에서 자율주행 AI 기술 개발과 서비스 상용화 검증을 동시에 추진하기로 했다. 대규모 도로 실증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과 서비스의 국제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한국교통안전공단 자동차안전연구원을 전담 기관으로 지정하고 자율주행 기업을 공모할 예정이다. 기술 수준과 실증·운영 역량, 현장 평가 등을 검토해 3개 내외 기업을 선정한다. 선정된 기업에는 실증 전용 차량 200대를 기술 수준에 따라 차등 배분해 광주 전역의 일반 도로와 주택가, 도심, 야간 환경 등 실제 시민이 이용하는 생활도로에서 운행할 계획이다. 또 연차별 평가를 통해 유인 자율주행에서 무인 자율주행으로 단계적 전환을 유도하고 실증 결과를 자율주행 서비스 상용화 검증으로 연결할 방침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실제 도로에서의 대규모 검증 없이는 자율주행 기술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며 "미국,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수준과 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으로 선진국 수준으로 빠르게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자율주행 서비스 확대
서울·강원 등 8곳에 총 30억 투입, 교통 사각지대 지원

 

정부는 서울·강원·경남 등 8개 지방자치단체에 총 30억 원을 투입해 교통이 불편한 지역과 시간대를 중심으로 자율주행 서비스를 확대한다. 그동안 추진해 온 '자율차 시범운행지구 서비스 지원사업' 가운데 체감도가 높았던 대중교통 사각지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주민들의 이동 편의를 높인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상암동에서 국내 최초로 운전석 없는 자율주행 택시를 선보이고, 양천구에서는 교통약자를 위한 자율주행 셔틀을 도입한다. 강원도는 세계 최대 규모 국제 교통 행사인 '2026 ITS 세계총회' 개최 예정지인 강릉에서 심야 자율주행 DRT(수요 응답형 교통) 서비스를 처음 운영할 계획이다. 강릉 안목해변과 강릉역, 고속버스터미널 등 주요 교통 거점을 연결해 관광객과 국제 행사 관계자들의 심야 이동 편의를 개선한다.

 

경남도는 대중교통 여건이 열악한 농촌지역에서 높은 만족도를 보였던 하동군 읍내 순환형 노선버스를 계속 운영한다. 충북도는 혁신도시 내 국립 소방병원과 연계한 노선을 마련하고, 제주도는 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노선에 자율주행 승합차를 투입한다. 충남도는 내포신도시에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을 잇는 야간 순환버스를 도입해 퇴근 후 대중교통 공백을 보완할 예정이다. 

 

최동민 기자 ch11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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