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오창환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 대학을 방문해 '샤인(SHINE) 이니셔티브'로 명명된 중동 구상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카이로 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이집트, 나아가 중동과 대한민국이 함께 할 비전 샤인 이니셔티브를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집트를 공식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카이로대학에서 '함께 여는 빛나는 미래'를 주제로 연설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S는 Stability(안정)을, H는 Harmony(조화)를, I는 Innovation(혁신)을, N은 Network(네트워크)를, E는 Education(교육)을 뜻한다. 평화, 번영, 문화 세 가지 영역에 걸친 '샤인 이니셔티브'를 토대로 중동과 한반도가 상생하는 미래를 함께 열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덧붙여 "'샤인 이니셔티브'의 핵심은 단순하다. 평화와 번영을 바라는 여러분의 꿈이 바로 우리 두 나라의 미래라는 것이다. 청년들 간의 교류야말로 가장 빠르고 가장 강한 연결고리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인사말 서두에서 "이집트와 대한민국은 특별한 관계에 있는 형제와 같은 나라라고 생각한다. 유서 깊은 이 대학에서 여러분과 함께 대화하게 되어서 참으로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전 세계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대학교가 바로 이 카이로 대학교"라며 이집트의 문명을 보러 가는 대신 카이로 대학교로 달려온 이유에 대해 "바로 양국 관계의 미래를 열어갈 든든한 주역, 바로 여러분을 만나는 일이 인류 최고의 문화유산을 눈으로 보는 것보다 더욱 설레고 더 많은 영감을 주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는 한-이집트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참으로 뜻깊은 해"라며 "한 세대 만에 양국은 포괄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고 교역과 투자는 물론이고 인적·문화적 교류를 늘려가며 양국 관계의 토대를 더욱 견고하게 쌓아올렸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집트와 한국은 8000km 이상 떨어진 먼 나라이지만, 평화에 대한 오랜 열망의 역사 앞에서 양국은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이집트-이스라엘' 평화 협정을 이끈 사다트 대통령과 가자지구 휴전을 만들어 낸 압델 파타 알시시 대통령의 업적을 언급했다.
아울러 "이재명 정부도 남북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고자 한다"라며 "가능한 분야에서부터 남북 간 교류·협력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북미 사이를 비롯한 국제사회와의 관계 정상화 노력을 지원하며 단계적이고 실용적인 방식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2007년부터 레바논에 동명부대를 파병해 중동 평화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두 국가 해법을 일관되게 지지하며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의 건설적 해결에 뜻을 모았고 분쟁지역의 식량난을 해결할 인도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며 "안정과 조화에 기반한 한반도와 중동의 평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카이로 방문을 계기로 가자 사태를 함께 극복하겠다는 의미를 담아 이집트 적신월사에 1000만 달러를 새로 기여할 것"이라며 "글로벌 책임 강국 대한민국은 중동에서도 연대의 가치를 굳건히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이집트의 '비전 2030'처럼 각국의 경제 발전을 이끌 맞춤형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며 "'한-이집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등 자유무역의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는 노력도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리는 대한민국의 초고속 압축 성장은 중동의 도움 없이 불가능했을 역사적 성취다. 이제 대한민국이 나일강의 기적에 기여할 차례"라며 "에너지·건설 분야 협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인공지능(AI)·수소 등 미래 혁신 분야로 협력의 지평을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대통령은 "함께 만들 네트워크와 교육으로 교류와 협력의 외연을 확장해 나가겠다"며 "카이로 대학을 포함한 양국 대학 간의 교류를 확대하고 더 많은 이집트 학생이 한국으로 유학 올 수 있도록 ICT 분야 석사 장학생 사업, 연수 프로그램 확대 등 제도적 지원을 늘려 가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푸드, 패션, 뷰티 등 K-컬처에는 한국과 중동의 교류를 확장할 무궁무진한 잠재력이 담겨 있다"며 "중동에서 기원한 훔무스를 많은 한국인이 사랑하는 것처럼 이집트에서 K-할랄푸드에 대한 인기가 확산하고 한국 음식과 이집트 음식을 서로가 자국 음식처럼 즐기게 될 수록 양국의 국민은 더 가까운 친구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최근 개관한 이집트 대박물관과 대한민국 국립중앙박물관이 다양한 협력을 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며 "함께 나누는 역사적 경험이야말로 문화 교류의 중요한 한 축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장기적으로 중동 전문가를 양성하는 등 우리 국민이 중동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저는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킬 지혜를 양국의 역사를 관통하는 문명과 평화의 빛에서 찾고자 한다"며 "양국 역사에 도도히 흐르는 문명과 평화의 빛은 양국의 공동번영을 이뤄낼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