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이광일기자] 한일 군사당국이 싱가포르에서 실무협의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양국 간 계속되는 ‘레이더 갈등’을 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14일 국방부는 “(오전부터) 싱가포르에서 한일 실무급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상호 오해 해소를 위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충분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리 측에서는 부석종 합참 군사지원본부장(해군 중장)과 이원익 국방부 국제정책관이, 일본 측에선 이시카와 타케시 방위성 방위정책국장과 히키타 아츠시 통합막료감부 운영부장(공군 중장)등이 대표로 참석했다. 

이는 첫 실무협의 때보다 격이 더 높아진 것이다. 양측은 대면 실무협의 장소로 서울 또는 도쿄도 고려했지만 이 경우 상대국에 유리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에 제3국을 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은 이날 오전과 오후 각각 두 차례 협의에 나선 뒤 늦은 오후 협의 결과를 공식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그간의 갈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일본 NHK도 이날 한일 국방당국이 오전부터 싱가포르에서 만나 레이더 갈등 관련 협의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HK는 “한일 양국의 견해가 계속 엇갈리면서 한미일간 연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본은 사태의 조기수습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한국 측에 객관적 증거를 제시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일본은 지난해 12월 20일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 구축함인 광개토대왕함이 일본 자위대의 P-1 초계기를 향해 사격통제레이더(STIR)를 가동했다며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측은 레이더를 방사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일본의 초계기가 저공비행으로 광개토대왕함을 위협했다고 반박했다. 양국은 지난해 12월 첫 화상 실무협의 때 사실관계 확인 및 기술적 분석 등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일본은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28일 자국에 유리하게 편집한 해상초계기 P-1 관련 영문판 동영상을 온라인에 올렸고 우리 측도 반박 영상을 올리며 레이더 갈등은 국제 선전전으로 비화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