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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뉴스

국토부 사조위 양양 지반침하 사고 조사결과…‘원인은 시공부실’

‘유사사고 재발방지 방안’ 토대로 개선 추진…시공사 영업정지 4개월 등 처분 요청
국토교통부

[한국방송/박기문기자] 국토교통부 중앙지하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가 지난 8월 3일 발생한 양양군 지반 침하 사고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조위는 토질 및 지반·지하안전·수리·법률 등 분야별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됐다. 8월 4일부터 10월 3일까지 2개월간의 정규 활동기간과 10월 4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추가 논의과정을 거쳐 사고 원인을 규명했다.

지반침하 사고 발생 현장. (사진=국토교통부)

 

사고 현장 일대는 해안가의 느슨한 모래지반으로 토사가 유실되기 쉽고 바다 영향으로 지하수 유동량도 많아 지하 개발 때 단단한 화강·편마암으로 구성된 내륙보다 높은 수준의 시공 품질·안전 관리가 필수적인 지역이다.

 

사조위는 시공사 등이 이러한 현장 특수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고 시공했고 이로 인해 ‘가설 흙막이벽체’에 작은 틈새가 발생해 주변 지하수·토사가 일부 유입되는 등 시공 불량으로 이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흙막이벽체는 지반(흙) 굴착 시 지반이 현장으로 유입되거나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가설 벽체를 뜻한다.

 

시공사는 시공 불량을 인지했음에도 국부적인 보강만 진행하는 등 땜질식으로 대처했으며 이후 공사 지연 만회를 위한 단기·집중 공사로 흙막이벽체와 주변 지반이 추가 악화되는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사조위는 전했다.

 

이러한 시공 부실이 누적돼 지난 8월 3일 흙막이벽체에 구멍이 형성됐고 주변 지하수·토사가 급속히 유입됨과 함께 지반에 대규모 침하가 발생하면서 편의점 붕괴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흙막이벽체 형성이 미흡한 현장 모습(왼쪽)과 벽체 차수 시공이 불량은 모습. (사진=국토교통부)

 

사조위는 또한 지하안전평가 수행업체가 주변 편의점 건물 안전성 검토를 누락했고 설계 변경 정보와 소규모 지반침하 사고 사실을 인허가청 등에 올바르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공사가 설치하는 현장 계측기도 대부분 손실 및 망실돼 사고 예방 조치가 적절한 시기에 수행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유사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사조위는 여러 방안을 제안했다. 먼저 사고 직후부터 진행 중인 고밀도 차수 작업 등 안전 확보 조치 이외에도 외부 전문가의 추가 전수 조사(누수 여부 등 확인)를 거칠 것을 제시했다.

 

이에 국토부는 토질·기초분야 외부 전문가의 전수 조사를 통해 일말의 사고 우려까지 모두 해소한 후에 공사를 재개하도록 할 계획이다. 공사 재개 시 손상된 가설 흙막이벽체가 지탱할 수 있도록 시공사로 하여금 본구조물의 ‘바닥판’을 충분한 강도를 확보하면서 시공하고 이를 양양군을 통해 관리하도록 한다.

 

사조위는 동일한 해안가 연약지반에 유사 규모의 생활형 숙박시설 신축 사업을 3곳이 추가 진행중이거나 7곳이 예정돼 있어 유사사고 재발방지 차원에서 시공 시 가설 흙막이벽체와 차수 시공 품질상태 전수조사 등 안전 확보 방안도 제안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인·허가청인 양양군을 통해 인근 지하개발 공사의 시공사 등이 설계 도면과 지하안전평가서 등을 면밀하게 재검토할 방침이다. 흙막이벽·차수 공법의 취약 사항을 보완하고 사조위에서 제안한 안전 확보 방안도 모두 이행토록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사고 현장을 포함한 인근 현장에 대해서는 이달을 시작으로 분기마다 원주국토청, 양양군 등 관계기관 합동점검을 진행해 안전조치 이행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부분은 보완 조치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사조위가 제시한 안전조치의 이행과 함께 사조위 조사를 통해 밝혀진 시공사 등의 사고 책임에 대해서는 관계법령에 따른 엄중한 처분을 관할 관청에 요청할 방침이다.

시공사 등에 대한 처분 요청 내용.

이번 양양군 지반침하 사고를 계기로 해안가 등 연약지반 개발 사업은 일반 지역과 차별화해 안전 관리를 보다 강화하고 최근 기후변화와 노후 지하시설물 증가 등 제반여건 변화를 고려해 지하안전관리 전반에 대해 개선을 추진한다.

 

우선 해안가 등 연약지반 기준을 법령에 마련하고 안전관리 기준을 상향해 시공사 등이 강성과 차수성이 큰 공법을 사용하도록록 지하안전 제도를 개선한다.

 

첨단 스마트 계측관리, 지하공간통합지도 등 지하안전 기술의 개발과 활용 확대를 유도하고 지하안전 관련 기업 역량과 책임를 강화한다. 광역자치단체장에게 긴급안전조치 명령 권한을 부여하는 등 공공의 지하안전 관리체계도 개선한다.

 

국민 생활에 밀접한 부분까지 지하안전 전반을 강화할 수 있도록 국가 전문기관의 긴급 지반탐사 확대를 추진하고 부처 간 협력을 통해 취약·노후지하시설물의 우선 정비·교체도 지원한다.

 

또한 지반침하가 우려될 때 기초자치단체가 ‘지반침하위험도평가’를 수행하고 원인유발자에 비용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한다. 기존 도로법상 국도·지방도 등 도로만 대상인 지하안전 점검을 상가, 주거지 등과 인접한 ‘도시계획 도로’까지 확대 및 지하시설물 노후화를 고려한 점검 빈도 단축 등을 추진한다.

 

사조위에서 작성한 양양군 지반침하 사고 조사 결과의 최종 보고서는 오는 4일부터 국토교통부 누리집(http://www.molit.go.kr)과 국토안전관리원 지하안전정보시스템(www.jis.go.kr)을 통해 공개된다.

 

이상일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사조위가 규명한 원인 조사 결과를 토대로 위법 사항은 관계기관에 엄정한 조치를 요구하고 사고 현장과 인접 지역 공사현장에 대해서는 사조위에서 제시한 안전 확보 방안을 철저히 이행하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연약지반을 포함해 전국의 지하안전 관리를 개선해 안심하는 생활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호 사조위 위원장은 “이번 양양군 지반침하 사고 조사 결과 발표는 2개월 이상 사조위에서 면밀하게 사고 원인 분석을 진행했으며 사고 조사 결과가 전국 연약지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사 사고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국토교통부 기술안전정책관 건설안전과(044-201-35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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