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박정희면 김대중이면 어떻냐" 김문수 "부산 무시 정당 찢어야"

  • 등록 2025.05.14 03: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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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 고향 찾아 "朴, 산업화 이끈 공도 있다"

[한국방송/최동민기자] 21대 대선 공식 선거운동 이틀째인 13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구·경북(TK)을,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부산·울산·경남(PK)을 각각 찾았다. 이 후보는 '보수의 심장' TK 지역에서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냐"면서 탈진영·탈이념을 앞세웠다. 전날 대구에 이어 연이틀 '영남 방어전'에 나선 김 후보는 부산지역 최대 현안인 '산업은행 이전'을 강조하며 민주당의 미온적 태도를 직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진보 진영의 대표적 험지인 대구·경북(TK) 지역 유세에 돌입한 13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연설을 마친 뒤 두 손을 번쩍 들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 경북 구미에서 공식 선거 운동 이틀 차 유세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구미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해 "독재하고 군인과 사법기관을 동원해 사법살인하고 고문하고 장기집권하고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아주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지금도 그건 사실"이라면서도 "한편으로 보면 이 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어낸 공도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의 공과를 함께 짚으면서, 공은 공대로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 후보가 TK 중에서도 인구가 가장 많지도 않은 구미부터 먼저 찾고, 박 전 대통령을 우선 언급한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다. 통합과 실용을 강조하기 위한 노림수로 풀이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가 짙은 전통 보수 민심에 손짓하는 한편, 박 전 대통령만큼 성과를 만들 수 있는 후보로 본인을 내세운 것이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대선 후보로 확정되고 나서 첫 일정으로 박정희·이승만·김영삼·김대중 전 대통령과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심지어 이 후보는 "박정희 정책이면 어떻고 김대중 정책이면 어떻냐. 박 전 대통령이 한 여러 일 중에 훌륭한 것은 베끼기로 했다"면서 진영을 넘나들며 통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 전 대통령이 과거 경부선고속도로 등 교통망을 건설해 국가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것을 모델로 삼아, 자신도 에너지 공급망을 만드는 '에너지 고속도로' 정책에 나서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어서 포스코가 있는 경북 포항을 방문해서도 "박태준의 정책이든 박정희 정책이든 좋은 건 다 쓰고, 김대중·노무현의 말씀이라도 지금 현실에서 부족함이 있으면 바꿔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구미에 이어서 대구, 포항, 울산도 차례로 훑었다. 모두 보수세가 강한 지역인 만큼, 주로 국민의힘에 대한 TK의 불만 정서도 자극하면서 '실용적 선택'을 당부하는 데 집중했다. 맹목적인 이념 투표에서 벗어나 능력에 의한 경쟁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대구에서 "맹목적으로 파란색이니까 빨간색이니까 무조건 찍어주면, (국민을) 대상으로 보지 주인으로 보지 않는다"며 "좀 바꿔서 써보라. 신상도 써보라"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도 한번 써보세요. 제가 일하는 건 자신 있어요"라고 말했다.

최동민 기자 ch11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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