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식품 수출 역대 최대…올해도 이어간다

  • 등록 2021.02.26 12:4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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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비대면·온라인 유통소비 환경에 적극 대응 주효…수출시장 다변화 정책 성과 거둬
정책브리핑 김차경

코로나19 펜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속 전 세계의 경제 신호등에는 노란 불이 켜졌다. 어떤 것도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기존의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다행인 와중에 역대급 기록을 세운 분야가 있다. 바로 농식품 수출 분야다.

K-팝 등 한류의 열풍은 K-푸드로 이어지면서 우리 농업은 식량 안보를 넘어 수출의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잡았다. 해를 거듭하며 최고기록을 갈아치우더니 지난해에는 코로나19라는 수출 악조건 속에서도 역대 최고치 기록을 달성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들이 있었는지, 또 어떤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는지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에게 들어봤다.

다음은 박 실장과의 일문일답.
박병홍 농림축산식품부 식품산업정책실장.

역대급 수출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성과들이 있었나요?

지난해 우리 농식품 수출은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 2019년 대비 7.7% 증가한 역대 최고인 75억 7000만 달러를 달성했습니다. 이 중 신선 농산물이 14억 3000만 달러, 가공식품은 61억 4000만 달러를 수출해 각각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신선 농산물은 김치·인삼류·포도·유자차 등의 최대 수출에 힘입어 2019년 대비 3.4% 증가했고 가공식품은 라면·쌀가공식품·장류·설탕 등의 성장으로 2019년 대비 8.8% 증가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가정 내 간편식품의 인기로 김치는 2019년 대비 37.6% 증가한 1억4450만 달러를 수출했고 라면은 29.3% 증가해 첫 6억 달러를 수출하는 성과를 올렸습니다. 포도·유자차·고추장 등도 30% 넘는 큰 폭의 수출 증가율을 기록했습니다.

국가별로는 어떤 성과들이 있었을까요?

국가별로는 신남방 지역 수출이 2019년과 비교해 9.1% 증가한 15억 6000달러를 기록하며 일본을 제치고 가장 큰 수출시장으로 부상했습니다. 신남방 지역은 범정부 정책인 신남방정책에 따른 한류 마케팅 등으로 라면·고추장 등 한식 요리법 인기 및 가정식 수요 증가가 수출실적 증가로 이어졌습니다.

신남방 국가들 중에서는 베트남 5억 160만 달러로 가장 수출액이 많았고 이어 태국 2억 2090만 달러, 인도네시아 1억 7920만 달러, 필리핀 1억 7630만 달러, 인도 6990만 달러 등의 순이었습니다.

미국도 2019년 대비 38.0% 증가한 12억 1000만 달러를 수출, 2.9% 성장에 그친 중국을 제치고 2위 수출 대상국이 됐습니다. 중국은 지난해 연초에는 수출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으나 하반기 유명 쇼핑몰(TMALL) 한국식품관 신규 구축 등 적극적인 온라인 유통·마케팅 지원으로 인삼, 라면, 소스류 등의 수출 호조를 통해 11억 3810만 달러의 수출액을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역대급 기록을 쓸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은 무엇인가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소비위축과 물류 등의 어려움에도 농식품 수출이 역대 최고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코로나로 변화하는 비대면·온라인 유통소비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고 판단됩니다.

또 코로나 확산으로 건강식품에 대한 관심 증가, 한국 영화 및 드라마의 인기와 BTS의 영향력 확대에 따른 한류의 확산, K-방역으로 인한 국격 향상 등도 수출에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된 것 같습니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한 쇼핑센터에서 열린 국산 딸기 판촉 행사 현장.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요?

코로나19로 변화한 유통·소비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해 비대면·온라인 마케팅으로 전환, 물류·검역 등 현장의 애로사항 해소, 코로나 수혜 품목인 건강·발효·간편식품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 지원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먼저, 비대면·온라인 마케팅 확대를 위해 K-푸드 Fair, 국제식품박람회 등 대면 홍보마케팅 관련 예산을 해외 온라인몰 입점 및 SNS 활용 유통채널 진출, 한류스타 연계 홍보콘텐츠 제작·방송, 현지 유명 인플루언서 활용 동영상 플랫폼 PPL 추진 등으로 신속하게 전환, 지원했습니다.

또 물류 및 검역 등 현장의 애로사항 해소에도 적극 나섰습니다. 포도의 경우 저온유통체계 구축으로 저장기간 연장 등을 통해 2019년 대비 32.5% 증가한 3120만 달러를 수출했습니다. 신남방 국가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딸기는 선박 운송 및 전용기 운행 지원 등을 통해 스타 품목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고요. 파프리카 중국 수출을 위해 생산·유통시설 등에 대해서는 영상검역 등도 추진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판촉행사에서 현지인이 국산 딸기로 만든 요리를 맛보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가정 내 생활이 늘면서 건강 및 간편식품의 수요 증가에 발맞춰 건강 기능성 홍보, 현지인 기호에 맞는 제품개발 및 선호제품 판촉, 한류와 연계한 홍보 강화로 김치·장류 및 인삼류, 라면·쌀가공식품의 수출도 크게 증가할 수 있었고요.

일본·중국·미국에 집중된 농식품 수출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지난 2017년부터 추진해 온 수출시장 다변화 정책의 성과가 조금씩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예상 외 선전을 보여준 품목이 있다면요?

그동안 전통발효식품이자 우리 식문화를 대표하는 김치와 장류(고추장, 된장 등)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지원했습니다.

김치의 경우 건강 기능성 홍보, 제품 현지화(비건 김치·캔 김치), 면역력 효과 및 레시피 큐알(QR)코드 제작·홍보 등 적극적인 지원으로 역대 최고의 성과를 달성했고 장류는 예상 밖의 큰 성과로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해가 됐습니다.

장류는 지난해 한식을 소재로 한 K-드라마가 인기를 끌면서 한식을 즐기는 단계를 넘어 직접 요리해보려는 해외 소비자가 늘면서 가정용 고추장·된장의 수요를 증가시키는 계기가 됐습니다.

정부는 이러한 드라마 인기를 마케팅에 활용해 미국·중국 등에서의 온·오프라인 판촉 확대, 신남방 국가인 베트남에서 현지 한식당 연계 소비촉진 행사 전개 등 장류 수출 확대를 위해 노력했는데요 이러한 것들이 수출로 이어져 2019년과 비교해 30.5% 성장한 9990만 달러를 수출하는 놀라운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프랑스 파리 쿠킹아뜰리에에서 진행된 김치만들기 실습 현장.

지속적인 성장, 수출 확대를 위해 올해는 어떤 과제들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인가요?

올해에도 농식품 수출 성과가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코로나로 인해 급변하는 농식품 유통·소비환경에 부합하는 온라인·비대면 마케팅 체계를 구축하여 지속 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온라인·비대면 확대, 건강·간편식품 선호 증가 등 변화하는 농식품 유통·소비 트렌드에 대응, 2021년 농식품 수출전략을 마련했습니다.

코로나로 활성화된 비대면 시장개척을 위해 온라인 쇼핑몰, 온·오프라인 결합 매장 등 새로운 유통채널 입점 확대, SNS 인플루언서 및 한류 콘텐츠 연계 소비자 홍보 강화, 온라인을 통한 바이어 수출상담회 정례화 등 온라인·비대면 판로개척 및 홍보 강화에 집중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와 함께 신선 농산물의 수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딸기·포도에 대해 품질 향상 및 저온유통체계 구축, 수출통합조직의 역량을 강화하고 중국 시장에 본격 진출한 파프리카의 수출 확대를 위해 프리미엄 매장 공략, 샐러드 등 생식문화 안착에 지원을 강화할 방침입니다.
박병홍 실장은 “농식품 수출이 큰 성과를 이룬 것은 농업인들과 식품·수출업계의 그동안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라며 “앞으로도 농식품 수출이 우리 국가 경제에 이바지 할 수 있도록 수시로 현장의 의견을 청취하고 이를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농식품의 신시장 개척을 위해 신남방·신북방시장 뿐만 아니라, 유럽·호주·남미와 같은 새로운 시장도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겠습니다.

또 급변하는 수출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통관거부 사례 등 비관세장벽 모니터링 대상 국가와 건수를 확대하고 국가별 소비트렌드에 대한 심층조사를 실시하는 등 세계 각국 시장에 대한 정보조사도 강화할 계획입니다.

최동민 기자 ch117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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